[종합] 기아,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전환 공식화…"전기차 최고 브랜드로"

입력 2021-03-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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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변경ㆍ첫 여성 이사 선임 등 안건 원안대로 통과…주총장에 100명 넘게 참석

▲기아가 22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기아가 22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기아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7월 출시 예정인 첫 전용 전기차 ‘EV 6’를 앞세워 전기차 최고 브랜드로 거듭나고, 미래 사업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결권 주식 81.5% 참석…사명 '기아' 공식 승인

기아는 22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제77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논의했다.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81.5%가 참석했고, 모든 안건은 1시간 45분간의 회의 끝에 원안대로 승인됐다.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기아는 상호를 ‘기아자동차주식회사’에서 ‘기아 주식회사’로 공식 변경한다. 기아는 올해 1월 ‘뉴 기아 브랜드 쇼케이스’를 열고 새로운 사명을 선보인 바 있다. 회사 이름에서 ‘자동차’를 떼어내며 제조업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자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결정이다.

송호성 사장은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업(業)의 확장을 의미하며, 기아는 이제 차량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한 것”이라 설명했다.

▲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제공=기아)
▲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제공=기아)

또한, 기아는 이사회 내부의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 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위원회에 ESG 관련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한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될 지속가능 경영위원회는 투명경영위원회의 역할뿐 아니라 ESG 정책과 계획, 주요 활동을 심의, 의결하는 권한을 추가로 갖게 된다.

지속가능 경영위원회는 회사의 안전 대책을 살펴보는 권한도 갖는다. 회사가 수립한 안전보건 계획을 검토해 수정, 보완 등의 의견을 제시하며 산업재해 등 회사 내부의 위험 요인을 제거할 계획이다.

이사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도 신설했고, 조화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상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새 자본시장법 시행에 앞서 유능한 여성 이사를 확보하고,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사내이사로는 최준영 기아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이 재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한철수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조화순 연세대 교수와 함께 신규 선임됐다. 조 교수는 감사위원도 겸임한다.

지난해와 같이 80억 원으로 책정된 이사 보수 한도 또한 승인됐다.

송호성 사장 "차별화한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

▲송호성 기아 사장이 22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이 22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송호성 사장은 올해 경영환경이 경기침체 기저효과, 경제 심리 회복, 경기부양 지속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환율 불안과 미ㆍ중 무역 갈등, 양극화 등의 경영 위험성도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외부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기아는 미래 사업 전환, 고객 중심 경영, 기본 내실 강화를 3대 전략 추진 방향으로 설정하고, 미래 전략 '플랜S'의 실행력을 높이고자 한다”라고 했다.

그는 “7월에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전기차 시장 입지를 확대하고, 전 차급에 걸쳐 전기차 제품군을 보유해 전기차 최고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겠다”라며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다양한 고객군 수요에 대응하고, 전기차를 활용해 기아만의 차별화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어 “최고의 고객가치 창출을 모든 경영 활동의 목표로 삼고, 고객 관점으로 모든 내부 절차를 혁신하고자 한다”라며 “안전과 품질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신뢰를 높이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며, ESG 대응체계를 구축해 세계적 기업으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애플카, 공시 내용 외에 말할 수 없어"…어린이 주주도 눈길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사진제공=기아)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사진제공=기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총장에는 100명 넘는 주주들이 참석해 경영진과 의견을 나눴다. 기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주들 간의 거리를 1m 이상 띄워 지정 배치했다.

주주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준수한 실적을 거둔 기아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한 주주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임직원과 노사가 함께 사업 목적 달성을 위해 힘쓰신 것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더욱 집중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바꾼 건 글로벌 추세에 부합한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기아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더욱 활약하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을 묻는 말도 나왔다. 이에 송 사장은 “애플카와 관련한 사안은 공시된 내용 외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초등학생을 비롯한 어린이 주주 세 명이 모친과 함께 참석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들은 지루할 수도 있는 주총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고, 참석자의 발언에 박수를 치기도 했다.

자녀 세 명을 데리고 주총장에 방문한 주선미(여ㆍ48세) 씨는 “아이들이 용돈으로 갖고 싶어하는 주식을 샀다. 5남매를 키우고 있어 상속해줄 건 없고, 아이들이 20대 이후에 독립할 자금을 스스로 마련해보도록 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주식을 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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