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다이어트 할까]①삼성·테슬라 주가 뛰자, 카카오·크래프톤까지 주가 쪼개기

입력 2021-03-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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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액면분할은 주식을 쪼개서 주가를 낮추는 대신, 발행하는 주식의 양을 늘리는 것을 뜻한다. 관심있는 기업의 주가가 너무 높아 투자를 망설이던 소액 주주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미국 증시처럼 유동성이 큰 시장에선 액면분할로 대규모의 신규 투자자가 유입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증폭된다.

지난해 8월 31일 액면분할 뒤 첫 거래를 시작한 테슬라의 주가는 19일까지 31.42% 상승했다. 테슬라에 1000만원을 투자한 개미라면 314만원의 평가차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가 주목받으며, 증시에서 유동자금이 테크주로 쏠리는 현상도 한몫했다.

하지만 액면분할은 회사의 재무적인 변화일 뿐,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 변동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술주에 대한 우려로 애플 주가는 액면 분할 후 7개월 동안 7%가량 빠졌다. 하지만 애플은 액면분할 후 ‘꿈의 시총’이라는 2조달러(약 2374조원) 문턱을 미국 상장기업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기도 했다.

액면분할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진다는 가정보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액면분할을 한다는 반대의 인과관계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액면분할을 극도로 꺼리는 사례도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액면분할을 안하기로 유명하다. 버크셔해서웨이 주가(A주)는 무려 38만2697.99달러(4억3000여만원)에 이른다. 웬만한 거액 투자자가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는 가격이다.

버핏은 기존 주식을 액면분할하는 대신 주당 가격을 30분의 1가격으로 한 신주를 발행했다. 1996년 기존 주식(A주)의 30분의 1 가격에 ‘B주’를 발행했다. 2010년에는 B주를 50대 1로 액면분할해 가격을 더 낮췄다. 이 결과 B주 가격은 A주의 15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버핏처럼 주가에 극도로 상징성을 부여하는 경우 말고도 기업이 액면분할을 꺼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이 늘어나 주주 구성이 복잡해질 경우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아지면 관리비용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요구와 정보공개 요청이 많아지고, 경영진 입장에선 피곤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경영상 문제가 없다면 굳이 액면분할을 선택해야하는 명분도 마땅치 않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질 만한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거래 활성화도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을 꾀하는 기업이 아니고선 필요성을 느끼기 힘들 것”이라며 “비싼 주가와 기업 경영과의 상관관계가 아직 밝혀진 바 없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국내 기업들과 미국 기업들의 문화적 차이로 볼 수도 있다. 애플은 2014년 6월과 2020년 8월 등 꾸준한 액면분할로 접근성을 높히고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단순히 거래량을 늘리는 것으로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에서 주가가 200만 원 정도를 넘어가면 시장의 시각과 요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고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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