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잇따라 전기차 브랜드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주요 부품사 역시 발 빠르게 전동화 및 미래차 대응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에 맞춰 ‘목적기반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22일 완성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조만간 콘셉트카 '엠비전(M.VISION)'의 2021년 버전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의 엠비전 콘셉트는 2019년 1월 ‘미래 도심 자율주행’ 콘셉트를 앞세워 처음 등장했다. 이듬해인 2020년 엠비전S로 거듭났다.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빠르게 전동화, 자율주행 등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부품사 역시 발 빠르게 방향성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이날 만도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으로부터 5000만 개 규모의 서스펜션 부품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만도 역사상 서스펜션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규모다.
만도는 2033년까지 폭스바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MEB) 유럽 주력 모델 대부분에 관련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 전용 부품은 내연기관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배터리 무게 탓에 동일 차종의 경우 내연기관보다 차가 무겁다. 전기모터의 초기 순발력도 내연기관을 크게 앞선다. 이 때문에 동력 전달장치와 현가장치, 심지어 타이어조차 전기차 전용이 따로 나온다.
이처럼 전동화 시장 진입 초기에 부품사들이 얼마만큼 빠르게 방향성을 전환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지난해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지코'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엔진 냉각수 순환장치 등을 공급하던 업체다. 제조사 1차 협력사이고 60년 역사를 가진 상장사였지만 시대 흐름에 따른 경영난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부품사 상위 100곳 중 55사가 영업손실을 냈다. 상위 100개 부품사의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1%대에 머물러 있다.
전동화 전환기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고, 내연기관 부품 공급 축소에 따른 단기 유동성 위기를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작년 4분기 매출(10조6764억 원)과 영업이익(7023억 원)은 각각 전년 대비 2.6%와 10.7%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출 가운데 전동화 부품의 몫은 1조2569억 원으로 11.7% 수준이다. 다만 매출이 2.6% 증가하는 사이 전동화 부품 매출은 무려 46.5%나 성장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동맹도 부품사에는 호재로 작용 중이다. GM과 혼다, 포드와 폭스바겐 등이 전동화 분야에서 맞손을 잡았다. 부품 공급업체를 검토할 때 그 대상이 크게 확대된 만큼, 과도기를 얼마만큼 잘 견디며 전동화 추세를 좇아가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부품사 서열이 굳어져 있으나 전동화 시대가 본격화되면 순위 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부품사의 공격적인 태세 전환을 위해서 제조사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도 절실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