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공방’ 활발…박영선 측 “양자구도 되면 달라질 것”

입력 2021-03-22 18:33 수정 2021-03-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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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당 차원서 내곡동 의혹 진실게임…與, 오세훈 상승세 누르려 안간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시작된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시작된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박영선 후보가 공세에 여념이 없는데, 이는 오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돼 양자구도가 되면 현 열세가 달라질 거라는 기대가 깔려 있어서다.

오 후보 의혹 공세는 박영선 캠프보다 민주당 차원에서 더 거세다. 22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선거대책회의에서 2007년 오 후보가 시장 재임 당시 해당 부지를 현장시찰 했음을 언급하며 “오 후보의 거짓 해명을 입증할 자료는 차고 넘친다. 거짓말로 몇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모든 국민은 못 속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8년과 2009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 회의록과 2009년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 회의록을 내세워 오 후보가 그린벨트 해제와 보금자리주택 지정에 대한 의견을 낸 사실을 밝혔다. 내곡지구 지정 과정을 인지하지 못했었다는 오 후보의 해명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정무부시장 추신인 진성준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시장 직인은 총무부에서 보관하면서 필요에 따라 직인을 찍기도 하지만 그 직인을 찍을 때는 반드시 시장에게 보고가 되고 승인이 돼야만 가능하다”고 거들기도 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김원이 의원이 내놓은 해당 사실을 언급하며 “오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와 내곡동 땅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이 주택국장 전결사항으로 ‘전혀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모든 게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회의록이 바로 그 양심선언이다. 오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영선 캠프 대변인을 겸임한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 후보는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시장 재직 당시에도 잘 알고 있었으며 이명박 정부와 주택지구 사업에 대해 협의를 진행키도 했다”면서 “오 후보는 다시 변명을 한다. 국토부에 지구 지정 요청 공문 다음에는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셀프 보상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후보는 거짓말을 중단하고 자신이 약속했던 ‘정계은퇴’ 약속을 지켜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노무현 정부 시절 내곡동 포함 국민임대주택단지 추진 계획이 시작됐음을 확인하는 정부 문건을 공개했다.

이는 2007년 3월 중앙도시계획위 제2분과위 심의자료로 내곡동·신원동·염곡동·원지동 일원 74만㎡ 그린벨트에 택지개발사업을 조성하는 국책사업을 심의·의결한다는 내용이다.

오 후보 캠프의 부연설명에 따르면 2006년 3월 내곡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 지정 제안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주민공람 및 관계기관 협의를 하고, 9월 주거환경자문회의 자문 등을 마쳐 이듬해 2~3월 중도위 심의를 거쳐 3월 22일 국책사업안으로 최종 통과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오 후보 처가 상속받은 해당 토지는 2004년 노무현 정부의 최초 계획 때부터 계획범위에 포함돼 있었다”면서 “아무리 ‘셀프 지정’이라 주장하고 싶은들 ‘노무현 정부 셀프 지정’임을 국민들이 아시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캠프 측은 황방열 부대변인이 논평에서 “환경부와 주민들의 반대로 노무현 정부는 퇴임하는 날까지 내곡동 일대를 택지개발 예정지로 지정하지 않았다”며 “결국 이 땅은 이명박 정부에서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던 2009년 12월 최종적으로 지정됐다. 이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서울시와 국토부 공식문서로 확인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오 후보 내곡동 땅 의혹 공방은 선거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박영선 캠프 측은 추가 의혹이나 사실이 나오는 대로 즉시 공개해 오 후보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측이 이처럼 오 후보 공세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오 후보의 무서운 상승세다. 단일화 상대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마저 내곡동 땅 의혹을 들며 “중도 사퇴”라고 언급하면서 견제할 정도다.

22일 공개된 중앙일보 의뢰 입소스(IPSOS) 여론조사에선 오 후보로 단일화되면 50.6%로 박 후보(36.8%)를 앞섰고, 21일 공개된 방송3사 의뢰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오 후보가 47%로 30% 언저리의 박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선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 후보 덩치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 과정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상 견제 공세는 계속할 것”이라며 “오 후보로 단일화돼 양자구도가 되면 내곡동 공세로 지지층이 더욱 결집돼 현재 열세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각기 지난 19~2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20~21일 1006명 대상 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포인트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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