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폰팔이ㆍ호갱 없는 LG유플러스 언택트 스토어

입력 2021-03-23 09:00 수정 2021-03-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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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수납부터 번호이동 기기변경까지…제한 없는 무인 서비스

▲‘U+언택트스토어’ 매장 외부 모습. (사진제공=LG유플러스)
▲‘U+언택트스토어’ 매장 외부 모습. (사진제공=LG유플러스)

휴대폰 매장에 관해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폰팔이(통신사 대리점 직원을 지칭하는 속어), 호갱(통신사 대리점에서 제값을 주고 고가의 스마트폰을 사는 소비자를 통칭하는 속어) 등 통신 업계에 만연한 속어들이 말하듯 휴대폰 매장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은 지극히 일상적이다. 단순한 불쾌를 넘어 대면 매장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이 같은 불편함을 파고들었다. 서울 종로구 한복판 르메이에르종로타운에 문을 연 ‘U+언택트스토어’는 그 결과물이다. 85㎡(26평) 규모의 그리 크지 않은 이 무인매장에는 강매도 부담스러운 직원의 설명도 없다.

‘완전 독립형 무인매장’을 천명한 이곳에서 LG유플러스가 ‘찐팬(진정한 팬)’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식 오픈 전날인 22일 방문한 매장에서 키오스크 형태의 ‘웰컴보드’가 직원 대신 고객들을 환대했다. 웰컴보드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패스(PASS) 인증으로 매장 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고객뿐 아니라 타 통신사, 알뜰폰 고객도 QR을 발급받아 이용 가능하다.

▲‘U+언택트스토어’ 셀프 개통존 화면. (이지민 기자 aaaa3469@)
▲‘U+언택트스토어’ 셀프 개통존 화면. (이지민 기자 aaaa3469@)

이 매장의 가장 큰 특징은 유심 개통, 기기 변경에 더해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까지 비대면화 했다는 점이다.

타 통신사들도 무인매장, 무인존 등에서 셀프개통을 할 수 있지만, 인증을 더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U+언택트스토어에서 비대면 개통 시 기기 변경은 문자로, 신규 번호 이동은 신용카드로 인증이 가능하다. 생애 처음으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고객도 신용카드로 개통할 수 있고, 미성년자의 경우는 법정 대리인이 동행해야 한다.

KT가 대구에 문을 연 무인매장인 ‘KT셀프라운지’ 1호점은 자급제 고객에 한해 셀프개통이 가능하며 신규 가입, 번호이동 등은 불가능하다.

SK텔레콤(SKT)은 홍대 거리에 있는 ICT 멀티플렉스 ‘T팩토리’도 24시간 무인존을 갖추고 있다. 신규 가입, 번호이동까지 가능한데 생애 첫 개통의 경우 신용카드나 공동인증서로 인증이 필요하며, 개통 뒤 추후 대리점을 한 번 더 방문하게 돼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특권인 최신 스마트폰 비교 체험도 쉽게 할 수 있었다. 매장 중앙 ‘휴대폰 체험존’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최신 휴대폰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스마트폰을 사이니지에 올려놓고 사양 비교표로 한눈에 정보를 익힐 수도 있다.

예컨대 LG 윙을 사이니지에 올려놓으면 이 휴대폰으로 촬영한 실제 사진과 동영상이 전면 화면에 나타난다.

이 외에도 요금 수납, 보호 필름 구매 등 일반 대리점에서 하는 업무도 무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기계 조작이 익숙지 않은 사람은 ‘유샵 AI 챗봇’을 이용하거나 기기마다 부착된 직원 호출 시스템으로 직원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직원 3명이 매장 안쪽 공간에 상주하며, 상주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주말은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7시까지다.

신규 가입, 기기 변경 등 개통 관련 일체 업무는 셀프개통존에서 하면 된다. 단말 할부 기간, 요금제 등을 직접 선택해 결제한 뒤 무인 픽업박스에서 단말기를 수령하는 구조다. 단말기 재고가 없을 때에는 기존 휴대폰에 재고 알람을 신청할 수 있다. 공시지원금 할인을 받으면 휴대폰 유통점이 제공하는 추가지원금 한도인 공시지원금의 15%를 추가로 받게 된다.

LG유플러스 직영 매장이자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특성상 저렴하게 최신 휴대폰을 살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다만 휴대폰 매장 방문이 두려운 고객이라면 이곳에서 꼭 개통 하지 않더라도 요금제나 단말기에 관한 ‘공부’를 하기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경만 하고 그냥 간다고 뭐라 하는 직원도, 알아듣기 힘든 요금제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직원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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