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안에 ‘분해’되고 ‘재사용’ 가능한 마스크, 국내 연구진이 만들었다

입력 2021-03-2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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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오동엽·박제영 박사팀
습도에 강하고 생분해 가능한 마스크 필터 개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버려진 마스크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한 달 안에 자연 분해되는 마스크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오동엽·박제영 박사 연구팀은 미국 마스크 필터 성능(N95)을 유지하면서 퇴비화 조건에서 100%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마스크의 겉감, 안감, 귀걸이는 면 소재로 만들 수 있지만, 필터는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폴리 프로필렌으로 만들기 때문에 흙에서 썩지 않는다.

마스크 필터 제작 방식은 정전기 방식과 나노섬유식 방식으로 나뉘는데, 시중 마스크의 90%는 플라스틱 섬유가닥을 교차시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정전기를 발생시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을 달라붙게 하는 정전기 필터 방식이다. 하지만 습기에 취약해 제품개봉 후부터 공기 중 습기나 입김의 수분에 닿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떨어진다.

다른 제조방법인 나노섬유식 필터방식은 플라스틱 섬유가닥을 교차시켜 그사이 공간을 빽빽하게 만들어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빈 공간이 좁은 만큼 통기성이 부족해 숨쉬기가 힘들다.

연구팀은 두 필터 방식의 단점을 보완해 습기에 강하고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숨쉬기에 편한 신개념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대표적 생분해 바이오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가느다란 나노섬유와 마이크로섬유 형태로 뽑은 뒤 섬유들을 겹쳐 부직포를 만들어 나노입자로 만든 키토산으로 코팅(키토산 나노위스커)해 필터를 만들었다. 이 필터는 코팅표면의 전하로 외부물질을 달라붙게 하는 방식과 작은 공간을 활용, 외부물질을 거르는 방식이 모두 겹합돼 기존 두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섬유와 마이크로섬유를 겹쳐서 그 사이의 공간을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체에 걸린 것처럼 통과하지 못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키토산 나노위스커는 양극(양전하)을 띠고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 외부 물질은 보통 음극(음전하)을 띠기 때문에 자석처럼 음극의 바이러스가 양극의 키토산 코팅에 달라붙어 마스크를 통과하지 못한다. 전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습기에 취약하지 않아 필터 기능이 오래 유지되고 일시적 정전기 발생원리가 아닌 영구적 양전하 방식이므로 여러 번 재사용할 수도 있다.

새로 개발된 필터는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 등 2.5㎛ 크기의 미립자를 98.3%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 N95 필터의 성능 수준이다. 특히 사용 후 쓰레기 분해 테스트 결과, 퇴비화 토양에서 28일 이내에 생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17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IF:15.84)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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