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부터 택배기사, 학습지교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특고)의 산재보험 적용제외(미가입) 신청이 질병이나 육아휴직 등의 사유로 제한된다. 특고가 일하다 다쳐도 사업주의 강요 등의 이유로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산재보상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산재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개정안을 23일부터 올해 5월 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관련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다.
현재 택배기사를 비롯한 특고 14개 직종은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다. 다만 본인이 사유와 관계없이 적용제외를 신청하면 산재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보험료 부담을 꺼려 사업주가 이를 악용해 적용제외 신청을 강요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과도한 업무로 숨졌지만 산재보험 미가입으로 산재보상을 받지 못한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고(故) 김원종 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김 씨의 적용제외 신청서가 대필 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에 개정안은 특고의 질병·부상, 임신·출산·육아, 사업주의 귀책사유에 따른 휴업 등 법률에서 정한 사유로 실제 일하지 않는 경우에만 적용제외 승인을 하도록 했다. 사실상 적용제외 신청제도가 폐지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7월 1일부터 산재보험 적용대상 특고는 일을 하다 상해를 입을 경우 예외 없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존에 적용제외를 신청해 산재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특고도 산재보험 혜택을 받는다.
개정안은 또 고위험·저소득 특고 직종을 대상으로 산재보험료를 50% 범위에서 한시적으로 경감하도록 했다. 근로자와 달리 보험료 절반을 내는 특고가 보험료 부담으로 보험 가입을 꺼리는 것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고용부는 재해율이 전 업종 평균의 50% 이상인 직종 중 대상을 정해 구체적인 경감액과 경감 기간을 함께 고시할 예정이다.
올해 6월 9일부터 무급가족 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도 전면 허용된다. 개정안은 중소 사업주와 함께 일하는 무급가족 종사자가 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