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한파·AI…생산자물가 2% 터치 2년4개월 최고

입력 2021-03-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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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비도 넉달째 오름세..근원 생산자물가도 2% 돌파 2년반만 최고
공급차질·수요증가로 반도체·LCD 등도 반등
공급측 물가상승 압력 지속..오름세 계속될 듯

▲한파에 꽁꽁 언 전남 진도 배추밭. (연합뉴스)
▲한파에 꽁꽁 언 전남 진도 배추밭. (연합뉴스)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2%를 터치했다. 2년4개월만에 가장 큰 오름세다. 생산자물가의 근원인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물가도 2%를 돌파해 2년반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한파, 조류인플루엔자(AI)로 석탄 및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한 공산품과 농림수산품 값이 급등한데다, 공급차질과 수요증가가 겹치며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공급측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이같은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달과 견줘 2.0% 상승한 105.85(2015년 100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0월(2.1%) 이후 처음으로 2%대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며, 2012년 9월(106.61) 이후 8년5개월만에 최고치다. 전월대비로는 0.8% 올라 넉달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식료품 및 에너지이외 물가도 2.1% 오른 105.72를 나타냈다. 이는 2018년 8월(2.5%) 이후 첫 2%대 오름세며, 2012년 5월(106.5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비로는 0.5% 올라 10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한국은행, 통계청)
(한국은행, 통계청)
품목별로 보면 풋고추(127.3%, 이하 전월비), 파(42.4%), 배추(52.6%), 달걀(22.5%) 등이 급등하면서 농림수산품이 3.0% 올랐다. 한파와 AI,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출하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나프타(11.7%)와 경유(5.3%)를 중심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7.2% 올랐다. 다만 작년 12월(11.3%) 이후 상승폭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화학제품(1.4%)도 자일렌(크실렌)(11.3%)과 벤젠(11.8%)을 중심으로 올랐다.

이는 국제유가가 오른 때문이다. 실제, 2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60.89달러로 지난해 1월(64.32달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비로는 11.1% 올라 넉달연속 오름세를 지속했고, 전년동월과 견줘서는 12.3% 올라 1년2개월(2019년 12월 13.2%)만에 가장 높았다.

TV용LCD(8.2%)와 노트북용LCD(7.3%), D램(1.5%) 가격이 오른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0.6%)도 석달만에 반등했다. 반도체 공급차질로 패널생산이 지연되면서 D램은 물론 LCD값이 올랐고, 플래시메모리와 가정용전자기기에 대한 수요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김영환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산품이, 한파와 AI 등이 겹치면서 농림수산품이 각각 올랐다”며 “3월에도 큰 흐름이 바뀌지 않았다. 유가 및 원자재값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고, 농림수산품도 일부 품목에서 출하가 늘고 있다하나 AI 상황 극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급쪽 물가상승압력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회복 과정의 병목현상인지,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증가 때문인지 (판단은) 아직 유보적”이라며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CPI)에 선행성을 갖지만 CPI는 가계소비 수요회복도 같이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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