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외식업계 키워드로 떠오른 ‘피보팅’

입력 2021-03-29 17:29 수정 2021-03-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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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브랜드 크게 늘린 놀부…'RMR' 시장 공략 나선 CJ푸드빌ㆍ신세계푸드

위드 코로나 시대 외식업계에 '피보팅' 바람이 거세다.

'피보팅'이란 트렌드나 바이러스 등 급속도로 변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뜻하는 경제용어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가 올해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거침없이 피보팅(Best We Pivot)'을 꼽았다.

(사진제공=놀부)
(사진제공=놀부)
29일 업계에 따르면 사업 다각화가 생존 필수 요건으로 꼽히는 장기 불황 시대에 외식기업 놀부의 브랜드 확장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배달 시장에 주목해 2016년부터 배달 전문점 개발을 본격화한 놀부는 특히 지난해 배달 브랜드를 크게 늘렸다. 배달 삽겹살 브랜드 '삼겹본능'으로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놀부는 지난해 '치킨본능', '돈까스본능', '탕수육본능'을 선보였다. 9월에는 매운오징어불고기 배달전문 브랜드 '오불장군'도 추가로 선보였다. 놀부는 총 2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변화는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놀부 전체 브랜드의 2월 매출은 1월 대비 11% 늘었다. 2월 점포당 일평균 매출 역시 1월보다 9% 증가했다.

여세를 모아 놀부는 지난달 강남에 배달 브랜드 편집숍 '놀부주방'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놀부주방’은 다양한 놀부의 배달 브랜드를 조합해 한 공간에서 운영하는 배달 전문 편집숍이다. 강남점 플래그십 스토어에 포함된 브랜드는 총 5개다.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있는 쫄면 주는 삼겹살 배달 전문점 ‘삼겹본능’, 다채로운 찜닭 요리를 선보이는 찜닭 배달 전문점 ‘흥부찜닭’, 국내 대표 수제 분식 브랜드 ‘돈까스퐁당떡볶이공수간’ 등이 포함됐다.

외식업계의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ㆍ레스토랑 간편식) 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식품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간편식화'만 진행하면 돼 사업 확장과 진출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다.

RMR은 HMR의 '편리함'에 레스토랑의 조리법을 결합한 상품이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집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외식업계가 RMR을 대안으로 삼는 이유 중 하나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네이버에 스마트스토어를 열고 빕스와 계절밥상의 RMR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빕스의 바비큐 폭립과 시그니처 수프, 계절밥상의 닭갈비 등이 인기 메뉴다.

한식 뷔페 올반을 보유한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유명 맛집 구슬함박과 협력해 올반 구슬함박 스테이크 간편식을 출시한 바 있다.

코로나19 변수가 상수가 된 가운데 외식업계의 피보팅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큰만큼 과거의 것을 모두 버리고 신제품을 내놓으며 리스크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완전한 변화를 추진하는 것보단, 시장의 반응을 살피면서 실패하더라도 위험성을 줄이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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