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사업 진출… 삼성 파운드리 타격 불가피

입력 2021-03-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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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고객에서 경쟁자로… 현지 공장 증설로 극복하나

▲올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올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인텔이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사업에 뛰어들면서, 파운드리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반도체 업계는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발표한 파운드리 사업 진출이 삼성전자의 향후 행보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고객들을 뺏기거나, 신규 고객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인텔의 현재 기술력을 고려했을 때 당장은 14nm(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m) 이하의 제품에서 경쟁 관계를 형성하겠지만, 점차 미세공정으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

삼성 파운드리 美 고객 뺏기나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위치한 인텔 공장. 챈들러/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위치한 인텔 공장. 챈들러/로이터연합뉴스

이날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 사업 진출과 더불어, 삼성전자와 TSMC 등 외부 파운드리와의 협력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제품 최적화, 납품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판단해 TSMC와 삼성전자, UMC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선 이번 인텔의 발표가 여러모로 사실상 파운드리 업체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증설을 통한 제조 능력 확장, 파운드리 사업 진출, 일부 위탁생산이 예상됐던 중앙처리장치(CPU)에 대해선 자체 생산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아직 인텔이 7nm 공정 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만큼, 그 이하 미세공정이 필요한 물량은 당분간 TSMC나 삼성 등 위탁생산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에 있는 주요 팹리스들과 인텔의 관계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엔 위협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형 미국 IT 기업들이 삼성전자나 TSMC를 떠나 인텔에 물량을 위탁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인텔은 이날 IBM, MS(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강화를 밝히는 등 현지 업체들과의 관계를 과시했다.

당장 삼성전자 기술력은 인텔을 크게 앞서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대규모 자금력까지 보유한 인텔이 기술력 격차를 좁히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특히 이번 인텔 파운드리 사업 진출이 국가적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점도 삼성전자에는 위협적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가 미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히는 등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 증설에도 속도가 붙을 공산이 크다. 미국 내 공장 증설이라는 명분을 통해 현지 고객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민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인텔 파운드리 진출은) 삼성전자에 당연히 타격이 간다”며 “주요 고객사 후보군 중 하나였던 인텔의 포지션이 ‘경쟁자’로 뒤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역대급 설비투자"…韓·美·대만 파운드리 패권 놓고 '각축전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반도체산업 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파운드리 부문에서 한국, 미국, 대만 3국의 설비투자 경쟁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뿐만 아니라 TSMC와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거나 완공 시점을 정한 상태다.

TSMC는 지난해부터 같은 지역인 애리조나에 6개의 최신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총투자비는 360억 달러(40조 원), EUV(극자외선) 기반 5nm 기술로 2024년부터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애초 월 2만 장 수준이던 웨이퍼 생산 계획을 5배 늘려 10만 장으로 올려 잡았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에 20조 원 안팎의 대규모 첨단공정 팹 증설을 고려하고 있다. 뉴욕주, 애리조나주, 텍사스주 등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각 지방정부에 세제 감면 등 혜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올해 전체 파운드리 산업 설비투자 금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에 지난해보다 60%가량 많은 금액인 280억 달러(31조 원)를 쓰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최고 38조 원가량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할 것으로 보이는데, 증권업계 등에선 이 중 11조~12조 원가량이 파운드리 사업 고도화를 위해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도 최근 올해 미국 몰타, 독일 드레스덴, 싱가포르에 위치한 3개 공장에 14억 달러(약 1조58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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