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단소송 법안, 美보다 강력…기업 환경 악화 우려"

입력 2021-03-25 09: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경련, '집단소송제 도입사례와 한국에서의 시사점' 세미나 개최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면 국내 기업 환경이 악화해 한국 투자 기피와 기업 해외 탈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전경련 회관에서 미국상공회의소 법률개혁원(US Chamber Institute for Legal Reform), 한불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집단소송제 도입사례와 한국에의 시사점' 세미나를 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집단소송제도 도입의 원조 격인 미국의 사례에서 시사점을 얻기 위한 자리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해롤드 킴 미상의 법률개혁원 대표를 비롯해 다비드-피에르 잘리콩 한불상의 회장, 서승원 중기중앙회 부회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Korea) 회장 등이 참석했다.

권태신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집단소송ㆍ징벌적손해배상제도 입법화에 대해 “우리 경제에 천문학적인 불필요한 소송비용을 짐 지우고 기업은 법적 판단에 상관없이 여론재판에 내몰려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된다”라며 “적대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고 이미 많은 허점을 노출한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면 국내 기업환경이 악화돼 한국투자 기피와 기업 해외탈출 현실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코로나 이후의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고 세계 제일의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도록 부디 경제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해롤드 킴 미상의 법률개혁원 대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집단소송은 '집단소송=소송남소'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며 “집단소송법의 폐해가 한국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비드-피에르 잘리콩 회장은 "프랑스에서는 집단 소송과 관련된 법적 틀이 엄격히 제한돼있다"며 "집단 소송은 소비자를 대신하여 대표성이 있는 일부 비정부기구에 의해서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해배상의 경우 물질적 피해로 인한 소비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코로나19 회복을 위해 전력 질주해야 하는 시점에 계속되는 규제 입법으로 성장 잠재력 훼손, 기업가정신 위축이 우려된다”며 “많은 중소기업이 반대하는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68.6%가 집단소송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어 주제발표를 맡은 존 베이즈너(John Beisner) 스캐든(Skadden) 변호사는 "집단소송제도는 대표원고ㆍ소송대리인을 제외한 ‘집단(소비자)’에 실제로 돌아가는 보상이 없고 합의로 소송대리인 배만 불릴 뿐 집단소송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실제 해당 행위를 제어하는 데에는 실효가 없다"며 "원고 측이 피해 사실이 없는 나머지 소비자까지 대변해 집단소송을 키우고, 제3자 자금지원 등 소송당사자가 아닌 제3 자가 소송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집단소송ㆍ징벌적손배 법안을 도입하면 현행 소송 비용 추정액 1조6500억 원의 6배 이상에 달하는 최대 10조 원의 소송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원고 측 입증책임 경감, 영업비밀 제출의무 부과, 소급적용 등 미국의 예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요건으로 입법 예고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전경련 측은 우려했다.

이어 김시내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한국의 입법 동향을 공유했다.

이후 김재정 김앤장 미국 변호사의 진행으로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이준 한불상의 부회장, 셰볼 드 카조트(Scevole de Cazzote) 미상의 법률개혁원 부대표가 참여해 법안의 독소조항과 기업에의 영향,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집단소송제ㆍ징벌적손배제도를 도입했지만, 부작용이 커 회의론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오히려 남소 조항 폐지 등 안전장치도 완화한 채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며 “선진국 사례의 정확한 연구, 다양한 국내외 경제주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청취를 통해 신중한 입법영향평가와 공감대 형성이 입법 이전에 필요하기에 오늘 행사를 준비하였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작년 9월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기도 품절이라고요?"…Z세대 '뷰티 방앗간' 된 다이소, 다음 대란템은? [솔드아웃]
  • ‘슈팅스타’ 오늘 첫 방송…‘큰 산’ 최강야구 넘을까? [해시태그]
  • 우리은행장 교체 수순…차기 행장 후보 내주 윤곽 나올 듯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더 게임 어워드’ 올해의 게임 후보 6선…각 작품 경쟁력은? [딥인더게임]
  • "동덕여대 손해배상 상대 특정 어려워…소송 쉽지 않을 것"
  • 트럼프 등에 업은 머스크, 베이조스 겨냥…“그는 트럼프 패배 원했다”
  • 이재명, 또 입단속…“거친 언행 주의해달라”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193,000
    • -0.43%
    • 이더리움
    • 4,610,000
    • -2.06%
    • 비트코인 캐시
    • 676,000
    • -0.66%
    • 리플
    • 2,018
    • +20.05%
    • 솔라나
    • 354,300
    • -1.36%
    • 에이다
    • 1,394
    • +22.82%
    • 이오스
    • 1,036
    • +12.12%
    • 트론
    • 285
    • +2.52%
    • 스텔라루멘
    • 475
    • +34.9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750
    • -2.9%
    • 체인링크
    • 22,480
    • +7.77%
    • 샌드박스
    • 518
    • +7.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