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무주택자 내집마련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청약통장 해지가 크게 늘었다.
21일 금융결제원과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2008년 11월말 현재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총 643만2151명으로 지난해 말 691만1994명에 비해 6.9%인 47만9843명이 감소한 수치다.
이는 외환위기로 한해 동안 85만6천여명이 감소했던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청약예금 통장 가입자수는 11월말 현재 252만517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6만8817명이 감소했고,
청약부금은 124만1773명으로 23만7332명이 줄어드는 등 주로 민영 아파트용 청약통장 해지가 많았다.
이에 비해 청약저축 통장은 266만5208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만6306명이 늘어났지만 증가폭이 예년에 비해 축소됐고, 11월 한달 간은 전 달 대비 1만6683명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아파트 가구수가 16만가구를 넘어섰고, 청약 미달 사태가 속출하면서 청약통장의 효용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집값 추가 상승에 따른 기대감이 꺾였고, 일부는 경제위기로 생활고를 못이겨 해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226만214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지역이 205만1120명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도에서는 판교, 송파 위례신도시 청약이 가능한 성남시가 27만5044명, 광교신도시가 속한 수원이 24만7881명, 고양시가 18만2104명으로 조사됐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집값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늘면서 청약통장의 인기도 시들해졌다"며 "경제여건이 회복돼 주택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한 통장 가입자의 이탈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