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책임 사업주에게만 전가…韓 집단소송 美보다 강력”…재계 뿔났다

입력 2021-03-2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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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등 7개 경제단체, 중대재해법 재개정 요구…국회 법사위ㆍ관계부처 제출
전경련 “집단소송ㆍ징벌적 손배제도, 기업 환경 악화 우려”…세미나 개최

▲올해 1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경제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10개 경제단체장들이 공동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총)
▲올해 1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경제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10개 경제단체장들이 공동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총)

재계가 중대재해처벌법,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잇따르는 각종 기업 규제 법안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제 목소리 내기에 나섰다. 현직 기업인들이 수장 자리에 앉는 등 새단장을 마친 경제단체들은 본격적으로 재계 입장을 대변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지방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25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등 7개 경제단체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보완입법 요청사항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및 관계부처에 제출했다.

경영계는 중대산업재해 정의와 관련 사망자 범위를 ‘동시에 2명 이상 또는 1년 이내에 2명 이상 발생’, 직업성 질병자는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급성중독 질병자가 1년 이내 5명 이상 발생’한 경우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특별법 성격에 맞게 중대산업재해 정의를 엄격히 규정해야 한다”면서 “처벌의 전제 요건인 경영책임자의 의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구체적 내용은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 경영책임자 등의 형사처벌 수준도 “형벌 수준을 상한 설정 방식(1년 이상 징역 → O년 이하 징역)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법인의 책임을 고려한 벌금액 하향 및 배상 책임의 범위 조정(3배 이내)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영계는 “법률 시행을 공포 후 2년 후로 연장하고, 유예 기간에 발생한 50명 미만 하청사고에 대한 원청 처벌 면제 특례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총 등은 “산업재해가 매우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여 발생하고 있음에도 산업재해 예방의 모든 의무와 책임을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라며 “종사자에 대해서도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신설하고, 위반 시 처벌규정을 마련하여 산재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경영계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날 전경련은 전경련 회관에서 미국상공회의소 법률개혁원(US Chamber Institute for Legal Reform), 한불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집단소송제 도입사례와 한국에의 시사점’ 세미나를 열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집단소송ㆍ징벌적손해배상제도 입법화에 대해 “우리 경제에 천문학적인 불필요한 소송비용을 짐 지우고 기업은 법적 판단에 상관없이 여론재판에 내몰려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된다”라며 “국내 기업환경이 악화해 한국투자 기피와 기업 해외탈출 현실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해롤드 킴 미상의 법률개혁원 대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집단소송은 ‘집단소송=소송남소’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며 “집단소송법의 폐해가 한국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다비드-피에르 잘리콩 한불상의 회장은 “프랑스에서는 집단 소송과 관련된 법적 틀이 엄격히 제한돼있다”며 “집단 소송은 소비자를 대신해 대표성이 있는 일부 비정부기구에 의해서만 진행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집단소송ㆍ징벌적손배 법안을 도입하면 현행 소송 비용 추정액 1조6500억 원의 6배 이상에 달하는 최대 10조 원의 소송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원고 측 입증책임 경감, 영업비밀 제출의무 부과, 소급적용 등 미국의 예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요건으로 입법 예고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전경련 측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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