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의 귀환] 증가일로 폐플라스틱, 한국 불명예스러운 '3위'

입력 2021-03-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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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자원순환공원에 재활용될 플라스틱이 쌓여 있다. (뉴시스)
▲서울 송파구 자원순환공원에 재활용될 플라스틱이 쌓여 있다. (뉴시스)

기후 변화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위험을 조사할 '금융안정성 기후위원회'와 '기후감독위원회'를 신설했을 정도다.

기후 변화를 완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지만 막대한 탄소 배출이 이뤄지는 플라스틱 사용량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많다.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폐플라스틱 양은 791만 톤이다. 2018년에는 하루 2만4311톤씩 연간 887만 톤의 폐플라스틱이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한 사람이 1년 동안 사용한 플라스틱 양이 만만치 않아서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은 1인당 132.7㎏이다.

유럽플라스틱제조자협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미국은 1인당 93.8㎏, 일본과 프랑스는 각각 65.8㎏, 65.0㎏을 사용했다. 한국은 벨기에(170.9㎏), 대만(141.9㎏)에 이어 3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문가들은 폐플라스틱 배출량이 늘어나는 이유로 1인 가구와 외식 비중 증가, 가공식품 수요 확대를 꼽는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포장 용기로 사용됐던 폐플라스틱 배출량이 부쩍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정임 경기연구원 생태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 '폐플라스틱 관리 정책의 한계와 시사점'에서 "1인 가구 증가로 소셜커머스 대중화, 로켓배송, 총알배송에 따른 택배 수요 급증으로 택배 쓰레기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폐플라스틱 배출에 대한 우려도 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인식조사 결과, 폐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4% 이상이었다. 가장 큰 문제로는 환경오염을 들었다.

폐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되거나 소각되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매립될 경우 분해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소각할 경우에는 유해물질이 발생하기도 한다.

폐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우리 식탁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지 오래다.

2017년 기준으로 보면 전국에서 배출된 폐플라스틱 중 62%인 489만 톤은 재활용되고 있다. 33%(266만 톤)는 소각되고 5%(36만 톤)는 매립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 비율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환경부가 발표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은 제조ㆍ생산, 유통ㆍ소비, 분리ㆍ배출, 수거ㆍ선별, 재활용의 순환주기 단계별 대책 등도 담고 있다.

문제는 재활용 기술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화학적 재활용, 물리적 재활용, 열적 재활용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화학원료 물질을 회수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폐플라스틱을 분쇄하거나 고형화해 소재로 활용하는 방식이 물리적 재활용이다. 열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에서 열에너지를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주요 화학 업체들도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한다.

이에 정부ㆍ지자체가 생산단계에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유해물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연구ㆍ개발(R&D)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플라스틱폐기물의 재생과 에너지화 등 자원화를 목표로 한 컨설팅, 국내외 기술정보 제공ㆍ금융지원, 재활용 기술 개발 지원 등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도적 뒷받침도 따라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질 표시 크기를 확대하는 방안, 포장재 재질을 단일재료로 하거나 친환경 원료로 대체하는 방안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폐플라스틱은 어떤 형태로든 처리돼야 하는 데 재사용ㆍ재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폐플라스틱 원사를 뽑아내 업사이클 재료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이 복합적으로 추진되면 더 효율적으로 폐플라스틱 정책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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