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공식 은퇴…두 아들 전면으로 셀트리온 2기 출범(종합)

입력 2021-03-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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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적 코로나19 항체치료제, EMA 승인 임박…2021년 글로벌 25위 제약사 될 것

▲(좌)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우)서준석 셀트리온 이사 (사진제공=셀트리온)
▲(좌)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우)서준석 셀트리온 이사 (사진제공=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두 아들이 전면에 나서며 2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경영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구축하고, 두 아들은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셀트리온 2기’ 체제가 출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식 은퇴’ 서정진 회장, 소유ㆍ경영 분리로 셀트리온 2기 출범

2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3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과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가 각각 셀트리온ㆍ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두 사람의 임기는 앞으로 3년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제30기 재무재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의 안건도 상정됐고, 원안대로 통과됐다.

경영과 소유를 철저히 분리해 회사를 운영한다는 서 회장의 방침에 따라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지만, 두 아들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향후 그룹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부회장)는 “회사 살림살이는 전문경영인이 열심히 하고, 이사회엔 그룹의 투자 등 의사결정에 전문가 집단이 많을수록 좋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은퇴에 따라 적기 투자를 위해 이사회를 보강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라며 이사선임의 건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서진석 부사장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현재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을 맡고 있다. 2017년 10월부터 2019년 3월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화장품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서준석 이사는 2017년 셀트리온에 과장으로 입사해 2019년 미등기임원 이사직에 올랐고, 현재 셀트리온에서 운영지원담당장을 맡고 있다.

마지막까지 소식 던진 서정진…항체치료제 유럽 승인 임박

서 회장의 마지막 업적이 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레그단비맙, 개발명:CT-P59)의 유럽의약품청(EMA) 긴급승인 허가가 26~27일 결정될 전망이다.

서 회장은 “오늘 밤이나 내일 새벽 EMA에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결과는 아직 모르지만, EMA가 심사 과정에서 질문 오는 걸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구나 추정할 수 있다. 제 생각엔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EMA에서 항체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이 허가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항체치료제 추가 임상도 준비 중이다. 서 회장은 “변이 바이러스 막는 항체치료제 관련해 곧 동물임상을 시작한다. 끝나면 남아공 변이주로 임상을 시작해 6월 초엔 인체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안에 남아공 변이주에 대한 중화능력을 확인해 추가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이날 서 회장은 마지막 업적인 코로나19 치료제 관련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빨리 퇴치하지 못하면 중산층이 무너지고,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힘들어진다. 잘 사는 소수와 희망 없는 다수가 존재하는 나라는 유지될 수 없다”라며 “코로나19 치료제는 대한민국 중산층이 무너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회사의 이익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 올해 영업이익 2조 목표…글로벌 25위 제약사 달성할 것

이번 주총을 끝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등기임원 직을 모두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하는 서 회장은 “셀트리온 그룹을 이끌었던 경험은 그 어느 때보다 영광스러웠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제가 빠지면 큰일 나는 거 아닌가 두려워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절차로 이해해달라. 2021년 힘든 한 해가 되겠지만, 기우성 부회장 및 경영진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기우성 부회장을 공격하고 격려하는 사람으로 남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셀트리온이 글로벌 25뒤 제약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 회장은 “올해 영업이익 목표는 2조 원인데 이는 항체치료제가 아닌 기존 제품만 가지고 그렇게 달성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30만 개 제약회사 중 셀트리온그룹이 35위를 햇는데 올해는 25위까지 가는 게 목표다. 2030년에는 10위권까지 가자는 계획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그룹은 연말까지 양대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해 단일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고, 3사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서 회장은 “3사 합병 후 바이오ㆍ케미칼 개발과 생산을 가진 종합 제약회사가 될 것이다. 3사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경영진들이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데 순조롭게 연내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주주들이 합병 동의 여론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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