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꼼꼼ㆍ언변 화려…다소 독단적
정세균 국무총리의 대통령 선거 출마가 현실이 된다면 초유의 전·후임 총리 대결이 성사된다.
전임 총리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현직 총리인 정 총리는 지역적 지지기반이 호남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당내 지지기반과 강·약점, 리더십 등에선 큰 차이를 보인다.
정 총리의 강점으론 온화함을 바탕으로 한 포용력이 꼽힌다.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해 범친노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고, 호남 출신이지만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의장 시절엔 야당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적이 적다는 건 정 총리의 가장 큰 강점이다. 다만 캐릭터가 밋밋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강하고 직설적인 화법보단 원론적인 화법을 주로 구사해서다. 같은 이유로 선명성을 강조하며 양당을 ‘적’으로 대하는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이 대표의 강점은 꼼꼼함과 화려한 언변이다. 총리 시절이던 2019년 4월 강원 산불 대책의 피해·지시사항이 기록됐던 수첩은 이 대표의 꼼꼼함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이 대표는 또 야당 의원들의 말문을 막는 ‘촌철살인’ 화법에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전라남도지사, 총리 등 행정·국정운영 경험도 풍부하다. 종로 지역구 당선 경험도 있다. 단, 정 총리에 비해 적이 많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행정수도 이전 반대,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당 정체성과 동떨어진 행보로 당내에서 이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은 호불호가 극명하다.
현재까지 여론 조사상 두 대권주자 간 대결 구도는 이 대표의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 초기 이 대표는 ‘여니’라는 별칭을 얻으며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과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집값 폭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에서 비롯된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이 이 대표의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정 총리는 여전히 유력 대권주자보단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정 총리의 대선 출마선언 여부에 따라 역학구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