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시절 박지성은 윙어로 출전을 많이 했고 때로는 윙 포워드, 중앙 미드필더를 비롯해 풀백까지 소화했다. 박지성은 ‘두 개의 심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많은 활동량과 넓은 활동 범위를 갖췄다. 다른 윙어보다 수비 가담을 많이 하다 보니 수비형 윙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영국의 더 가디언은 “박지성이 새로운 유형의 윙어인 수비형 윙어의 창시자”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박지성이 쌓은 멀리플레이어로서의 명성은 손흥민이 이어받아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손흥민은 유럽 톱클래스 수준의 전력 질주를 활용한 돌파와 후방 침투, 기회를 놓치지 않는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또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슈팅 기회를 만들고 성공시킨다. 아울러 본인의 특기인 압도적 스프린트를 이용해 어느 순간 후방 수비를 돕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의 분야에 대한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 즉 멀티플레이어에 대한 각광이 비단 스포츠에만 국한될까. 기자가 출입하는 교육업계 역시도 본업인 교육 외의 분야로 발을 넓히는 일이 빈번하다.
지난주 주총 집중 시기 상장 교육업체의 사업 다각화 면면을 보면 본업에서의 외연 확장 외에 그와 무관한 신사업 의지가 읽힌다. 일례로 메가스터디교육은 △경영컨설팅업 △해외이주알선업 △유학상담 및 알선업 △인공지능 교육콘텐츠 서비스, 상품의 개발, 판매 및 운영사업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 개발 및 운영 △인공지능 기반 제품의 개발, 생산 및 판매업 △컴퓨터 및 통신기기를 이용한 정보자료 처리 및 정보통신 서비스업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단체급식운영업 △외식사업 △음식점업 등을 정관에 추가했다.
교육업계의 이러한 선택은 기업의 생존과 연계된 불가피한 선택으로도 보인다. 저출산 장기화로 교육 사업의 기본 전제라 할 수 있는 학령인구(學齡人口)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출생아 수는 2만 5003명으로 작년보다 6.3%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는 2015년 12월 이후 62개월째 지속 중이다. 또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 증가분은 -2177명으로 2019년 11월부터 15개월 연속 자연감소가 지속 중이다. 인구 절벽이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반영하듯 6세에서 21세 사이의 학령인구는 2012년 959만 명에서 갈수록 줄어 2015년 900만 명 선 아래로 내려갔고, 올해는 764만 명까지 줄어 10년이 채 지나지 않는 동안 200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본업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소홀히 하고 사업 다각화에만 열을 올린다면 교육업계의 선택은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더 신중히 판단해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