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CC 개발 '안갯속'…서울시장 선거가 운명 가른다

입력 2021-03-29 14:54 수정 2021-03-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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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 방안으로 추진 중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부지 개발이 안갯속에 빠졌다.

정부는 수차례 "태릉CC 등 공공택지 사업이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지구 지정을 위한 관계부처 및 지자체 공식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 반발이 여전히 거센데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모두 태릉CC 개발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4 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태릉CC에 1만 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제는 태릉CC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태릉CC의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원구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서다. 여기에 새롭게 선출되는 서울시장마저 태릉CC 개발 철회를 주장하고 나선다면 일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태릉CC는 국방부 소유 땅이지만, 그린벨트 지역이기 때문에 해제 과정에서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노원구 주민들도 태릉CC 개발 철회를 공약으로 내걸고 시행할 수 있는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찍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이들은 오 후보의 공약에 희망을 걸고 있다. 오 후보는 '우리동네 공약'이라며 자치구별 차별화된 공약을 내세웠는데, 노원구의 경우 "태릉골프장 개발계획 전면 중지 및 재검토"를 명시하고 있다.

박 후보 역시 노원구 6대 공약을 통해 "태릉골프장에 아파트 들어서는 것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굳이 그 골프장에 집을 짓기보다는 시민이 원하는 다른 여러 가지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노원구 주민들은 박 후보가 여당 후보인 점을 감안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당선된 후에도 태릉CC 개발 철회 기조를 이어가겠느냐"며 다소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노원구 주민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국토부 블로그에 올라온 '5·6대책과 8·4대책 문제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라는 게시물에 릴레이 댓글 달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태릉CC는 꼭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가 누리면 안 되는가. 왜 굳이 시멘트를 부어야만 하는가"라며 태릉CC 개발 철회를 요구하는 댓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5일간 올라온 항의성 릴레이 댓글만 550건을 넘어섰다.

한 노원구 주민은 "태릉골프장도 분명한 그린벨트다. 새로운 서울시장이 취임하면 공약대로 태릉CC 개발을 전면 취소하고 공원화해서 동북권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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