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중국이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중단한 이유

입력 2021-03-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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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 대만이 이번엔 난데없이 '파인애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 금지를 발표하자, 대만에서는 '파인애플 먹기 챌린지'로 대응하고 있다.

▲날 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 대만이 이번엔 난데없는 '파인애플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날 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 대만이 이번엔 난데없는 '파인애플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1일 대만 파인애플 수입 중단…대만 "정치적 목적 있다"

최근 중국은 검역 문제를 이유로 1일부터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작년부터 대만에서 수입하는 일부 파인애플에서 유해 생물이 검출됐다는 이유에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작년 3∼5월 6200개의 표본 중 13개에서 유해 생물을 발견했다. 대만 측에서는 자체적으로 수출 검역을 강화한 작년 10월부터는 유해 생물 발견 사례가 한 건도 없었음에도 중국이 뒤늦게 수입 금지 조처를 내린 데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작년 중국의 대만 파인애플 수입량은 4만1661t으로, 수입액으로는 15억 대만달러(약 605억 원)에 달한다. 특히, 대만 파인애플 재배량 중 약 11%가 수출 물량인데, 이 물량의 90% 이상은 중국으로 향한다. 사실 파인애플 수출액은 대만의 전체 경제 규모나 중국-대만 무역 규모에 비하면 비교적 미미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파인애플을 생산하는 특정 지역의 많은 농민의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2016년 이후, 중국은 대만과 공식적 관계를 끊고 군사·외교·경제 등 다방면에 걸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출처=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 캡처)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2016년 이후, 중국은 대만과 공식적 관계를 끊고 군사·외교·경제 등 다방면에 걸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출처=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 캡처)

파인애플 주산지, 집권당인 민진당 지역…대만·중국 관계 최악

대만 파인애플의 주산지는 가오슝, 핑둥, 타이난 등 전형적인 '민주진보당(민진당) 벨트' 지역이다. 타이베이 등 북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국민당 지지세가 강하고, 가오슝을 비롯한 남부 지방에서는 민진당 지지세가 강하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의 파인애플 수입 중단은 현재 집권 중인 민진당을 지지하는 해당 지역의 농민들을 동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2016년 이후, 중국은 대만과 공식적 관계를 끊고 군사·외교·경제 등 다방면에 걸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크게 악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으로 인한 대중 경계감 고조, 코로나19 대유행, 미국·대만 관계 밀착 등 요소가 더해지면서 양안 관계는 1990년대 본격 회복 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27일에는 중국 군용기 20대가 일제히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역대 최대 규모의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대만 언론은 이날 중국의 무력시위가 미국과 대만이 전날 해경 분야 협력 양해각서에 공개 서명한 것에 반발해 일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 금지 조치 이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대만인들이 올린 '파인애플 잔뜩 먹기 챌린지' 관련 게시물이 많이 올라왔다. (사진출처=차이잉원 총통 트위터 캡처)
▲중국의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 금지 조치 이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대만인들이 올린 '파인애플 잔뜩 먹기 챌린지' 관련 게시물이 많이 올라왔다. (사진출처=차이잉원 총통 트위터 캡처)

차이 총통 '파인애플 챌린지' 효과 거둬…한국 시장에도 첫 진출

중국의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 금지 조치 이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대만인들이 올린 '파인애플 잔뜩 먹기 챌린지' 관련 게시물이 많이 올라왔다. 대만산 파인애플을 '먹어서 응원하자'는 이 챌린지의 시작은 다름 아닌 차이 대만 총통이었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27일 대만 남부 가오슝의 파인애플 농장을 찾아가 갓 딴 파인애플을 손에 들고 엄지를 치켜세운 사진을 올렸다. 차이 총통은 이날 트위터에서도 영어와 일본어로 "대만 간식을 떠올리면 항상 펑리수(파인애플 케이크)가 1순위"라는 글을 올리며 직접 펑리수를 만드는 영상도 공개했다. 민진당 소속 정치인들도 파인애플 농장을 찾아가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차이 총통이 주도한 파인애플 챌린지는 실제로 효과를 보였다. 중국이 수입 금지를 발표한 지 4일 만에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중국 수출물량만큼 파인애플이 팔린 것이다. 3일 대만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대만 농업위원회 천지중 주임은 전날 지난달 26일부터 파인애플 판매 촉진에 나선 지 96시간 만에 4만1687톤에 달하는 구매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만산 파인애플은 한국 시장에도 처음으로 진출했다. 23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남부 가오슝 시 정부는 전날 대만 파인애플이 한국으로 수출됐다고 밝혔다. 빈과일보는 가오슝의 파인애플이 전날 컨테이너 두 대에 실려 한국으로 출발한 후 6월 말까지 100톤 이상이 한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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