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현대차ㆍ기아의 4월 위기설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영향은 제한적이고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일본 반도체 기업의 화재사고는 단가 인상이라는 악재일 수 있지만,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반도체 대량 공급 계약을 체결한 효과다.
29일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부족 탓에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4~5월 위기설'과 관련해 "물량 조절 가능성이 있으나 조업중단 등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히려 임단협 장기화에 따른 부분파업 때보다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반도체 관련 부품을 대량 주문한 덕”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자동차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미국 GM과 독일 폭스바겐 등은 불가피하게 조업 중단을 단행하는 등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보쉬와 콘티넨털, 현대모비스 등 부품 협력사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장착된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현대차는 1차 협력사에만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에도 나서고 있다.
또 다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보쉬와 콘티넨털 등에서 공급하는 부품은 대부분 인피니언(독일)과 NXP(네덜란드),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 등 유럽 공급사에서 반도체를 공급받는다"라며 “최근 화재 사고가 일어난 일본 반도체 기업(르네사스) 공급분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르네사스 화재로 인해 일본 토요타와 닛산 등이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라며 “상대적으로 한국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의 화재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공급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다만 자동차에 필요한 100개 이상의 반도체는 전체 생산 원가의 0.8%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가격 인상이 전체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뜻이다.
4~5월 반도체 부족 사태가 생산에 일부 차질을 빚을 수 있으나 6월이면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글로벌 주요 완성차 메이커 대부분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관측이다.
반도체 부족 여파가 이어질 4~5월을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른 생산 계획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