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을 무기로 위드코로나 시대 '집 앞 와인 판매점'으로 입지를 굳힌 편의점을 필두로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와인 판매에 점점 더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혼술 문화가 확산하며 저도주인 와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막걸리와 맥주 등 '저도주' 상품 중에서도 특별히 와인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업계는 접근성 향상과 와인 특유의 '이미지'를 꼽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와인은 '고급 주류'로 여겨져 젊은층엔 부담스러운 술이었으나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에 '가성비' 제품이 대거 출시되며 문턱이 낮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맥주, 소주와 다르게 특별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사회적으로 과음을 지양하고 혼술, 홈술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와인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동시에 판매채널을 확대해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와인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편의점이다.
세븐일레븐은 봄 시즌을 맞아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기기 좋은 피크닉 콘셉트의 화이트 와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롱 클라우드 리저브 소비뇽블랑’, ‘배비치 포비든 바인 소비뇽블랑’ 등 뉴질랜드 말보로산 화이트 와인 2종이다.
‘소비뇽블랑’은 뉴질랜드 대표 화이트와인 품종으로 싱그러운 꽃향과 열대과일향이 어우러져 봄ㆍ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꼽힌다. 가볍고 청량한 질감과 높은 산도가 특징이다.
‘롱 클라우드 리저브 소비뇽블랑'(1만9900원)은 마오리족이 뉴질랜드를 ‘아오테아로아(AOTEAROA, The Land of Long White Cloud/길고 흰 구름의 땅)라 불러온 것에 착안해 이름을 정했다. 상큼한 과일 향과 풀잎이 스치는 듯 상쾌하고 청량한 끝 맛이 특징이다.
‘배비치 포비든 바인 소비뇽블랑'(1만9900원)은 파인애플, 허브향, 레몬 맛이 어우러져 상큼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
GS리테일은 접근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말 편의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의 서비스 범위를 30일부터 GS샵으로 확대 론칭했다.
이번 서비스 확대로 소비자가 GS샵의 모바일 앱과 온라인몰에서도 주류를 주문하고 가까운 GS25에서 찾아갈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대표적 유통 규제 혁신 사례로 꼽히는 주류 스마트오더가 홈쇼핑 채널에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봄맞이 대규모 와인 행사를 실시한다. 롯데마트는 1일부터 14일까지 1년 중 와인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봄 프리미엄 와인장터’를 진행, 다양한 와인을 엘포인트 회원 대상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행사 대상 품목과 물량을 전년 대비 40%가량 늘려 700여 종, 30만 병을 준비했다. 롯데마트는 국내 시장에서 늘어나는 와인 수요에 맞춰 프랑스 부르고뉴ㆍ보르도 와인 등 프리미엄 상품부터 1만 원대 초저가 와인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와인장터 기간 고객 수요가 많았던 ‘카를로사니 수수마니엘로’, ‘롱 반 캘리포니아’, ‘라크라사드 까베네쉬라’ 등을 할인 품목으로 포함했을 뿐만 아니라, ‘페리에주에 그랑브뤼’, ‘제이드 플뢰르 드 리스’ 등 인기 브랜드도 신규 입점해 할인 판매한다. 또한, 롯데마트 대표 가성비 와인인 L(엘) 와인 3종을 2병 이상 사면 각 49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파격 할인도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3월말부터 4월 1일까지 상반기 와인 창고대전을 실시 중이다. 총 52만 병, 11개 수입사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선 최대 85%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인다.
특히 신세계는 이번 와인 행사에서 가성비 높은 5만 원대 와인을 지난해보다 20% 늘려 판매한다. 대표 인기 상품으로는 칠레산 시데랄 19년산(3만5000원), 셀리에 데 프린스 샤또 네프 뒤 파프(4만9000원), 1865 셀렉티드 빈야드 샤르도네(3만 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