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 공급 대책에서 예고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1차 후보지 21곳을 31일 공개했다. 하루 전날 공공재개발 후보지 16곳을 발표한 데 이어 연이틀 정부발(發) 공공 주도형 주택 공급 확충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 바람과 달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주택 개발사업이 순항할 지는 의문이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로 공공 주도 사업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 모두 민간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한 상황이라 사업 후보지 내 주민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과 도봉구 창동 준공업지역 등 총 21곳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1차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치구 별로는 금천구 1곳, 도봉구 7곳, 영등포구 4곳, 은평구 9곳이다. 총 공급 규모는 약 2만5000가구다. 구체적으로는 역세권에선 7200가구(9구역), 준공업지역 500가구(2구역), 저층주거지역에선 1만7500가구(10구역)가 공급될 예정이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 2‧4 공급 대책 이후 두 달 만에 총 341곳의 후보지가 접수됐다”며 “정부는 이 중에서 입지 요건(범위·규모·노후도 등)과 사업성 요건(토지주 추가수익·도시계획 인센티브)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21곳을 1차 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빌라촌 등 저층 주거단지에서 LH 등 공공기관이 주도해 고밀 개발하는 사업이다.
용적률 상향 등 사업성을 높이고 토지 소유자에게는 기존 사업 대비 10~30%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정부는 토지 소유주의 ‘최고 수익률’을 보장하는 등 사업 완주를 위한 후보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후보지역 내 주민들이 정부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 최근 LH 직원 땅 투기로 사업을 주도해야할 LH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공재개발 등 다른 공공주도 사업 역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또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야 후보들이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서울 내 공공 주도 주택사업 완료까지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