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1일 "경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경제 회복이 앞당겨지고 봄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한 최태원 SK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기업들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정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상공인들과 함께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경제의 희망을 키워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상공의 날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 정부 들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회복과 도약의 봄이 왔다. 코로나 위기로 얼어붙었던 경제가 녹아 다시 힘차게 흘러갈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백신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 집단면역을 조속히 이루고, 추경에 편성된 소상공인 긴급피해지원 예산 등을 신속히 집행해 경기·고용 회복의 확실한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태원 대한상의 신임 회장의 취임을 축하한 뒤 "일본 수출 규제대응부터 코로나 위기까지 상공인들과 함께 고생한 박용만 전 회장의 노고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회장단에게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따뜻한 자본주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단기 매출, 영업이익 같은 재무적 성과중심에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같은 비재무적 성과도 중시하는 ESG라는 따뜻한 자본주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며 "세계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도 수년 전부터 ESG를 중시한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RE100'(Renewable Energy 100%)'과 탄소중립 선언, 청년·장애인 교육사업, 산업환경 안전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한 벤처 창업기업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와 기업의 동반성장에 모범이 되고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에 앞장서는 기업도 늘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생각도 기업과 같다. 2050 탄소중립과 고용안전망, 사회안전망을 강화한 한국판 뉴딜은 환경과 경제, 사회가 다 함께 크게 발전하는, 기업과 국민 모두 꿈꾸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도록 힘껏 돕겠다"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제도 개선, ESG 표준 마련과 인센티브 제공 추진, 민관 합동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난날 우리는 선진국을 뒤쫓기 바빴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새로운 시대를 먼저 시작할 충분한 능력도, 자신감도 갖췄다. 여기에 상생의 마음을 더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태원 신임 대한상의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대한상의를 통해 수집되는 기업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정례적으로 협의해서 함께 해법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4대 그룹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취임은 처음이다. 뜻깊다"라며 축하를 건넨 뒤 "SK그룹은 불화수소 국산화 통한 자립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으로 환란 극복에 기여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최 회장은 "대통령님께서 친히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상공인들이 기운을 북돋을 수 있을 것"이라며 "거듭 바쁘신데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하실 말씀 있으면 해달라'고 하자 최 회장은 "경제회복을 위해 다양하게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나가겠다", "사업보국을 기업 정신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를 회복해서 도약하고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경제계, 재계가 같은 마음으로 나가고 그런 과정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혁신 소통을 활발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 등을 최 회장에게 소개하면서 “유 실장이 실물 경제를 잘 아니 긴밀하게 소통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부처, 정책실장, 비서실장 모두 기업인들하고 활발하게 만나서 대화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음습하게 모임이 이뤄져 정경유착으로 비치는 게 잘못”이라며 “공개적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것은 함께 힘을 모으는 협력 과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