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결제’ 네이버페이 4월 시동…"카드사 수익 잠식" vs "연체율 폭탄"

입력 2021-04-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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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네이버페이가 4월 본격적으로 후불결제 사업에 진출한다. 후불결제 시장을 선점해온 카드사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간편결제업계의 빠른 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31일 네이버페이는 4월 후불결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후불결제 서비스는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일정 한도 내에서 ‘선(先) 구매, 후(後) 결제’ 할 수 있는 결제 방식이다. 현재 한도는 30만 원이다.

이 서비스가 출시되면 약 13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주부, 사회초년생 등 ‘신 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 부족자)가 쇼핑정보, 생활정보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를 통해 후불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후불결제 시장을 이끌어온 카드사는 시장을 나눠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며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통신사에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에서 결제 편의성까지 갖춘다면 카드사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막대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현재 간편결제 사업자의 후불결제 한도는 30만 원이지만, 통신사 서비스의 전철을 밟아 한도가 확대될 시 카드사의 입지는 더욱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8개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1336억 원 줄어들었고, 올해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있어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간편결제 사업자의 후불결제 서비스 제공은 연체율 관리라는 위험도 안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이미 후불결제 서비스가 연체율이 높은 ‘하이브리드 카드’와 사용 대상층이 겹치는 만큼 연체율 관리의 위험 부담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드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특징을 더한 상품으로, 작년 3월 5개(삼성·롯데·우리·하나카드·농협은행)사 기준 연체율이 3.53%로 신용카드 연체율보다 3배가 높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플랫폼이란 막대한 위치를 이용한 서비스는 위협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후불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층이 기존 신용카드 이용자가 아닌 주부나 사회초년생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에 연체율이 높았던 하이브리드 카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이달 중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연체 관리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해당 사용자에게 알리는 방안 등을 빠짐없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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