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3% 룰] 지분율ㆍ인물ㆍ제삼자 의견에…한타ㆍ금호 결과 나뉘어

입력 2021-04-06 19:00 수정 2021-04-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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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4-06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한국앤컴퍼니와 금호석유화학의 정기주주총회에 모두 '3% 룰'이 적용됐지만, 전자는 회사 측 제안, 후자는 주주제안이 채택되며 결과가 갈렸다.

당시 상황을 분석해보면 지분율 차이, 인물, 제삼자 권고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① 지배주주 지분율 높을수록 불확실성 커져…지분 분할 늘어날까

지배주주로서는 회사에 대한 지분이 클수록 3%룰이 적용됐을 때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한국앤컴퍼니 지배주주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 측의 총 지분율과 금호석유화학 지배주주 박찬구 회장 측과 박철완 전 상무 지분율의 합은 각각 73.87%, 45.81%였다.

구체적으로 한국앤컴퍼니 특수관계인 지분은 조현범 사장이 42.9%, 조현식 부회장 등 3남매 30.97% 등인데, 3% 룰을 적용하면 각각 3%, 6.83%로 줄어든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박찬구 회장 측 14.84%, 박철완 전 상무 10%에서 6.98%, 3%로 감소한다.

한국앤컴퍼니와 금호석유화학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1.6배가량 차이가 나지만, 3%룰이 적용된 이후에는 비슷해진 것이다.

그 결과 금호석유화학 지배주주보다 한국앤컴퍼니의 지배주주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어들고, 기타 주주나 개미들의 표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앤컴퍼니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22%,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50% 수준이었다.

한편, 이번 표 대결에서 조현상 부회장 측이나 박찬구 회장 측이 지분율에서는 상대측보다 낮았지만, 3% 룰 적용 이후 의결권 지분에서 앞선 만큼 앞으로 지배주주들이 측근들에게 지분을 넘기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결과가 갈리긴 했지만 룰 적용으로 두 회사 지배주주의 우위가 뒤집힌 만큼 앞으로 많은 지분을 가진 지배주주들이 측근들에게 지분을 나누는 식으로 경영권 분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 사외이사 후보 전문성ㆍ독립성 평가에 따라 표심 갈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의 경력과 그에 대한 업계의 평가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앤컴퍼니 조현식 부회장 측이 추천한 인물은 이한상 고려대 교수였다. 조 부회장 측은 이 교수가 회계학 분야 전문가인 점과 여러 기업의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점을 내세우며 표심을 모았다.

이 교수 본인도 SNS에 "조 대표는 회사 전체의 주주를 위해 최고, 최선의 결정을 통해 회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이사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영권 분쟁과는 선을 그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박찬구 회장 측은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박철완 전 상무는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표를 추천했다.

박 회장 측은 황 교수가 금융ㆍ회계ㆍ리스크 관리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재무적 관점 외에도 본인의 관심 분야인 지배구조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여, 회사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과 장기적인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인수ㆍ합병(M&A), 비전 전략 전문가인 이 전 대표는 박 상무와의 친분으로 논란이 됐다.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일 뿐 아니라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직장 상사로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결국, 표심은 전문성과 독립성에서 앞섰던 조현식 부회장과 박찬구 회장에 쏠렸다.

③ 4 대 1로 갈린 제삼자 의견…표심에 고스란히 반영

의결권 자문사와 연기금 등의 의견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업체인 ISS와 서스틴베스트 등이 조현식 측의 후보인 이한상 교수에 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그밖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국민연금도 이 교수에 힘을 실었다.

반면, 김혜경 교수를 지지한 곳은 글래스루이스뿐이었다.

금호석유화학도 ISS를 비롯해 글래스루이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의 편에 섰지만, 박철완 회장이 추천한 이병남 전 대표에 찬성한 곳은 서스틴베스트뿐이었다.

결국, 양사 모두 제삼자의 지지를 많이 얻은 인물들이 최종 승리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의결권 자문사와 연기금의 결정은 소액주주는 물론 외국인 주주 표심에도 강력한 영향을 준다"며 "결국 힘이 세진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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