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투표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입력 2021-04-05 06:00 수정 2021-04-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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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부 차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ㆍ7 재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임기 1년 남짓한 새 서울시장의 탄생이지만 관심이 많다. 누가 되는지에 따라 내년 3월 치러질 차기 대통령 선거뿐 아니라 앞으로의 정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투표는 끝났지만 아직 본게임이 남아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권이 있는 시민들의 책임감과 주인의식이다.

투표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국민의 신성한 권리이며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의무다. 프랑스 드골 전 대통령 “정치는 너무 중요해서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투표해야 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은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70여 년 민주주의의 길을 걸어왔다. 민주국가에서 선거는 평가의 시간이다. 국민이 정당과 공직자를 심판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민생을 얼마나 보살폈는지 삶은 나아졌는지 등을 따져 표를 여당에 줄지 야당에 줄지 선택해야 한다.

나라의 중요한 일은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직접 물어왔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거나 헌법을 바꾸는 중요한 일은 국민의 투표로 이뤄지고 있다.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고 절차도 번거롭지만 국민이 직접 참여해야 공정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치에 침묵하거나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표를 주면 그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한 표가 작고 티도 나지 않는다고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한 표 한 표가 모여 시민들의 목소리가 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찍을 후보가 없다고 투표권을 포기한 유권자의 의사는 드러나지 않고 정당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투표는 의사를 나타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보궐선거일은 총선, 대선과 달리 휴일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투표율도 떨어진다. 대선 전초전이라 불리는 이번 선거의 사전 투표율은 20.54%로 역대급을 기록했다. 서울과 부산의 사전투표율은 각각 21.95%, 18.65%였다. 기존 재보선 사전투표율 최고치인 2014년 10ㆍ29 재보선 19.4%보다 1.14%포인트나 높다. 2018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인 20.1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때 최종 투표율은 60.2%였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최종 투표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던 '샤이 진보'가 사전투표장을 찾았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에 분노한 2030이 향했으리라 전망하고 있다. 실제 어느 당에 유리할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그동안의 수치만으로 예단할 수 없다. 우리는 소중한 한 표를 소신껏 던지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대한민국 한 사람 한 사람이 투표장에 나가 주권을 행사하고, 선거가 끝난 후엔 당선자가 제대로 된 역할과 책무를 다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임기 동안에 잘하는 건 지지해주고 잘못하는 건 비판하는 감시자의 역할도 해야 한다. 자신만이 던질 수 있는 한 표로 역사를 새로 쓰는 일에 동참하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투표소를 찾는 이들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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