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주요 재벌그룹이 25년 가까이 계열사에게 몰아줬던 단체급식(구내식당) 일감이 중소기업 등 독립기업(계열사가 아닌 기업)에게 전격 개방된다. 이에 따라 독립기업들도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단체급식 물량을 수주할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 현대차,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 등 8개 그룹은 5일 서울 마곡 소재 LG사이언스파크에서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열고 이 같이 선언했다.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단체급식 업체가 전체 시장(4조3000억 원)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이들 업체가 소속된 15대 그룹 계열사 또는 친족기업들과 계약을 맺은 물량이다. 이러한 거래관행은 25년 가까이 지속돼 왔다. 공정위는 2017년 9월 기업집단국 신설 이후 본격적으로 단체급식 시장 구조개선 작업에 착수하며 고착화된 내부거래 관행을 탈피하도록 유도한 결과 8개 그룹이 이번에 독립기업에 대한 일감개방을 전격 결정했다.
이에 따라 8개 그룹은 내년에 기숙사, 연구소 등 소규모 시설에 공급되는 약 1000만 식의 급식 일감을 독립기업에 개방하고, 향후 대규모 사업장까지 개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이중 LG는 내년부터 단체급식 일감 전면 개방을 원칙을 세우고, 소규모 지방 사업장에 대한 급식제공 업체를 인근 중소·중견 급식업체로 우선적 고려하기로 했다. CJ의 경우 그룹 내 단체급식 물량의 65% 이상을 독립기업에게 순차 개방한다.
삼성(삼성전자)은 최근 시범적으로 2개 식당을 개방 결정하고 외부업체 선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전면 대외개방을 검토하기로 했다.
8개 그룹의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언으로 앞으로 내부거래가 이뤄진 1조2000억 원 규모의 단체급식 물량을 독립기업들도 수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또 독립기업 수주 확대로 단체급식 시장 경쟁도 활성화돼 세계적 수준의 급식업체가 탄생하는 계기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정위는 일방개방 참여기업과 협력해 순차적으로 일감개방 범위가 확대되도록 하고, 향후에도 국민생활 밀접업종 및 중소기업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집단의 폐쇄적인 내부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