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빈자리 두고 스마트폰 업계 '지각변동' 예상

입력 2021-04-05 15:08 수정 2021-04-0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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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삼성전자 독주 체제 전망…중국폰 잠식 가능성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생긴 빈자리를 두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선 한동안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애플의 '2강' 구도가 고착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한층 심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또 샤오미 등 중국 중저가폰의 시장잠식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1%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기준으로 보면 13%고, 올해 들어선 이보다 소폭 하락한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동안 하락세가 지속된 건 사실이지만, 적지만은 않은 점유율인 만큼 LG 스마트폰 철수 빈틈을 차지하려는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최근 중고폰 보상판매 프로그램 대상에 LG 제품은 'V50'을 처음으로 포함했다. 자사 제품과 애플을 중심으로 시행돼 온 보상판매 프로그램에서 LG 제품이 추가된 건 이례적이다.

갤럭시S21 시리즈, 갤럭시 Z폴드 시리즈 등을 구매하면서 해당 제품을 반납하면, 중고 시세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대의 보상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샤오미는 최근 40만 원대 이하 중저가 스마트폰 '레드미 노트10' 시리즈를 국내에 공개하며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지난달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선 "올해를 한국 시장 확대를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며 제품군 다양화, 사후관리(AS) 강화 등의 계획도 밝혔다.

일단 업계에선 LG전자 국내 고객층의 선택이 대부분 삼성전자로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운영체제(OS)인 iOS를 쓰는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LG전자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고 있어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추가로 나서긴 했지만 '외산폰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획기적인 점유율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최근 중국폰의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자급제폰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마냥 중국 중저가폰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울트라 팬텀블랙
▲삼성전자 갤럭시S21 울트라 팬텀블랙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넘는 압도적 점유율로 1위다. 업계 2위인 애플 점유율은 20% 안팎 수준이다. 빈자리를 애플과 일부 양분한다 해도, LG전자 철수 이후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8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삼성의 독점 우려도 제기된다. 주요 경쟁사가 애플만 남게 되면서, 자체 지원금이나 프로모션을 펼칠 유인이 없어지고 결국 전반적인 단말기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올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한, 플래그십 판매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국내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이 높으므로 사업을 철수하면 중저가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LG전자 스마트폰 철수설이 제기된 올해 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70% 이상으로 과도하게 높아져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내 시장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선 삼성전자보다는 중국 업체들의 더 큰 수혜가 점쳐진다.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텐코 등 중저가 시장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점유율 중상위권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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