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수익성 향상으로 기업 신용등급전망 줄 상향

입력 2021-04-0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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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년 동안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이 상향 조정보다 더 많을 것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충격적인 경고가 무색해졌다. 기업 신용등급 전망이 잇따라 장밋빛으로 바뀌고 있다. 추락천사(신용등급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회사)들까지 백조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차입금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향상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6일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에 따르면 대우건설, LG디스플레이, 풍산, GS건설 등의 등급전망이 상향됐다.

LG디스플레이는 신용등급 전망이 반년 만에 ‘안정적’으로 복귀했다.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대면 관련 수요 증가와 원재료 부족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수급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도 대형 부문의 증설 효과가 가시화되고 중소형 부문의 출하 물량이 늘면서 고정비 부담이 완화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 8500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창출력이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했다.

대우건설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등급전망이 좋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의 해외 현장 손실위험이 줄어든 데다 채산성이 좋은 주택현장을 다수 확보해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GS건설의 등급전망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됐다. 나이스신용평가 홍세진 연구원은 등급전망 상향의 근거로 “해외 프로젝트 원가율 조정위험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게다가 GS건설은 채산성이 양호한 주택현장을 다수 확보해 우수한 수준의 영업수익성이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풍산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실적이 좋아지면서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현대차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사들도 등급이 오르거나 장밋빛 전망으로 바뀌었다.

A+인 현대차증권은 AA-상향 조정됐다. 현대차증권은 한신평, 나신평, 한기평 모두에서 AA-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유안타증권도 A+에서 AA-으로 올랐다. 교보증권은 나신평으로부터 신용등급을 AA-으로 평가받았고, 한신평에서도 AA-로 상향조정됐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기업신용등급을 A+으로 신규 평가받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등급전망이 바뀌었다. 신용도에 부담을 줬던 파생결합증권 운용기조가 자체헤지에서 백투백헤지로 빠르게 바뀌었고, 수익 증가추세가 지속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은 “수출 호조 등에 따른 경기 회복과 주요 산업의 실적 개선세로 신평사의 레이팅 액션이 과거보다 선제적인 경향을 보인다”면서 “이는 향후 등급 방향성이 긍정적인 쪽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된 기업들이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기업 전체를 반영한 결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권에 있는 기업은 여전히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미·중 무역갈등,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내외 변수가 산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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