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車 반도체 부족 여파, 부품사로 번졌다…"생산ㆍ자금 마련에 차질"

입력 2021-04-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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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사 48%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량↓ㆍ자금 조달 문제"…"정부 금융 지원 절실"

▲현대차 생산라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생산라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여파가 부품 협력사까지 번졌다.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자 협력사 절반 가까이가 부품 생산을 줄였고, 운영 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6일 ‘제14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개최하고 1~3차 협력업체 5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부품사 48.1%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영향을 받은 업체의 36%는 부품 생산이 절반 이내로 감소했다.

생산량 감소에 따른 자금 조달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부품사 20%는 상반기 내에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1개월 이내에 필요하다고 한 업체도 있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한 부품업계의 생산 차질  (출처=KAMA)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한 부품업계의 생산 차질 (출처=KAMA)

부품사의 어려움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업계가 생산량을 조절하며 발생했다. 수만 개에 달하는 부품을 조달받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완성차 업체의 생산 감축은 후방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간 국내 완성차 업계는 선제 재고 관리로 정상적인 생산을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 생산 차질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공장별 특근을 줄였고 비인기 차종의 생산량을 조절했다. 이달 들어서는 울산 1공장 가동을 1주일간 중단하기로 했고,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휴업을 검토 중이다. 기아 역시 지난달 공장별 특근을 감축한 데 이어 이달에는 화성공장의 특근을 중단했다.

한국지엠(GM)은 1월 말부터 주말 특근을 취소했고 2월부터 부평 2공장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생산 차질을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한 부품업계의 자금 조달 우려  (출처=KAMA)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한 부품업계의 자금 조달 우려 (출처=KAMA)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3분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IHS마킷은 세계적으로 1분기에만 약 130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설문에 답한 부품업계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의 영향이 하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까지도 여파가 남아있을 것이라 답한 업체도 16%에 달했다.

부품업계는 금융지원 규모 확대(39.0%), 금융지원 기준 완화(39.0%), 처리 기간 단축(14.6%) 등 정부의 금융지원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업체별 반도체 수급차질 현황을 살펴보고, 부품업계가 요구하는 금융지원책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동차-반도체 업계 간 기업교류회를 확대하고 협력모델을 발굴해 국산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에는 단기적으로 P-CBO(회사채 담보부증권) 기준 완화, 대출한도 확대 등 금융지원과 장기 저리 특별금융프로그램, 차량용 반도체 특별투자펀드 조성 등을 건의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수탁생산 업체의 시설투자 세제 지원, 인력 양성과 상용화 인프라 지원, 연구개발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만기 회장은 “대만 정부와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수급 애로를 타개해가면서도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에 대해선 정부와 금융권의 선제 금융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부품업체 중 72%는 성능만 된다면 수입품을 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위기는 잘만 활용한다면 우리 차량용 반도체 산업이 도약할 기회도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부품의 수요 구조 변화  (출처=KAMA)
▲자동차 부품의 수요 구조 변화 (출처=KAMA)

포럼에서는 전장부품 산업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동력 자율주행차로 전환하고 있지만, 국내는 전장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초 중국산 와이어링하네스의 수입이 차질을 빚은 뒤 완성차 업계는 반도체, 인버터, 감속기, 센서류 등의 수급에 한계를 보였다.

이 위원은 “미래차에서 전장부품 비중이 기존 내연기관의 2배를 넘는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는 공급망이 취약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래차 경쟁력은 전장부품과 소프트웨어가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의 관련 인력도 선진국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은 미래차 전장부품산업의 안정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형 공동연구개발 과제의 기획 △대형 지원센터 구축 △다학제 인력 대규모 양성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자동차산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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