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오세훈, 마지막 유세…朴 ‘텃밭 훑기’VS吳 ‘세대 훑기’

입력 2021-04-0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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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박영선, 텃밭 중심으로 진보층 지지에 호소
우세 오세훈, 전 지역ㆍ세대 골고루 훑으며 굳히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ㆍ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유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박영선 더불어민주당ㆍ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유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전날인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마지막 집중유세에 임했다.

박 후보는 지지세가 높은 지역들을 주로 훑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 애썼고, 오 후보는 전통 지지층인 중장년층부터 지지세가 높아지고 있는 2030세대까지 전 세대에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열세를 면치 못한 박 후보는 그 절실함에 이날 새벽 5시께부터 유세에 나섰다. 처음 발길이 닿은 곳은 필수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6411번 버스 정류장이다. 6411번은 새벽 노동자들이 많이 타는 노선으로 2012년 7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언급해 ‘노회찬 버스’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50분가량 버스에 타 노동자들의 민원을 듣고,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났다. 노회찬 버스는 진보층에게 의미가 깊고, 노량진 시장은 전통 지지층인 영세 상인들이 주를 이루는 곳이다.

이후 박 후보는 광화문 일대로 나섰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국회의원 지역구이기도 한 이 곳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전국적인 촛불시위가 가장 대규모로 일어난 장소다.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로 진보·지지층을 자극하려는 의도다.

마지막 지지 호소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안국동 사무실에서 연 회견에서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부적격성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자신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 서울은 안정적으로 시정을 이끌 시장이 필요하다”며 “약자 차별과 투기 조장 정책으로 서울시의회, 정부와 부딪혀 결국 서울을 정쟁의 도가니로 몰고 갈 그런 1년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궐선거 투표를 하루앞둔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종로 동화면세점 앞 유세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보궐선거 투표를 하루앞둔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종로 동화면세점 앞 유세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포진한 지지세가 높은 지역인 서대문구와 은평구, 영등포구 일대를 다니며 유세를 벌였다. 저녁에는 민주당 열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2030 젊은이들이 모이는 마포구를 찾았다. 문재인 정부 주지지층이다 등을 돌린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1시간 반가량 홍익대 주변 일대를 돌며 집중유세를 했다.

이날 마지막 유세는 다시금 광화문에서 진행됐다. ‘1천만 서울시민과 함께 합니다! 박영선’이라는 제목으로 벌어진 집중유세는 촛불이라는 이름으로 의미가 깊은 광화문을 통해 진보·지지층에 호소하는 의미로 읽힌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광화문을 두 차례에 걸쳐 방문하는 배경에 대해 “우리의 촛불 정신을 다시 생각해보고 미흡했던 걸 반성하는 부분도 있다”며 “(또)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촛불정신이란 걸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같은 날 21대 총선에 출마했던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출근 인사로 유세를 시작했다. 이어 중랑구,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 종로구, 은평구 등에서 골목 순회 유세를 펼친 뒤 서대문군 신촌에서 마지막 유세전을 펼쳤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오 후보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지지자를 향해 투표장으로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앞 사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앞 사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그는 “지지율이 조금 앞선다고 해서 방심하면 큰일 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층 지지자를 향해 “젊은 분들에게 ‘이번에는 한 번 오세훈한테 기회를 줘보자’고 말하고 투표장으로 함께 나가주셔야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지율이 실제 투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쉽지 않다는 점을 상기했다.

오 후보는 2030 젊은 층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거론했다. 그 원인을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실정(失政)으로 규정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꿈만 같다”며 “한 청년이 ‘정부 여당이 형편없어서, 실망해서 그 분노의 마음으로 이번에 한 번 뽑아주려 한다’고 말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고 스스로 ‘벼락거지’라고 지칭한다”며 “제가 꼭 당선돼 젊은이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반드시 서울시를 바꿔놓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발을 투척해 수감 중인 정모 씨의 아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지금 2030세대들은 희망도 안 보인다. 누가 뺏어갔느냐”고 반문하며 “적어도 자기 성찰할 줄 알고, 자기 반성할 줄 아는 오세훈 후보를 응원해주고자 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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