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물러난 예병태 쌍용차 사장, "혼란한 상황에 책임"…법정관리 눈앞으로

입력 2021-04-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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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 쌍용차 회생 절차 개시 여부 결정 계획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가 평택공장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가 평택공장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가 법정관리 돌입을 앞둔 회사의 혼란한 상황에 책임을 지겠다며 공식 사임했다. 예 사장이 주도하던 신규 투자자 유치가 사실상 좌초됨에 따라 쌍용차의 법정관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예 사장은 7일 오전 화상 임원회의를 열어 사의를 표하고,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퇴직 인사를 전했다. 후임 인사는 정해지지 않았다.

예 사장은 퇴직 인사에서 "회사가 또다시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앞두게 된 상황에 대해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신규 투자자유치가 계획보다 지연되며 또다시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 여러분의 충격과 허탈감을 알기에 그간 경영을 책임져온 대표이사로서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임직원에게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 달라고 했다. 예 사장은 "아직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절망을 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 일시적인 고통이 따를 수 있겠지만,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힘을 모아나가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예 사장은 "임직원 여러분은 대한민국 최고의 SUV 전문가"라고 강조하며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면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토대를 충분히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현대자동차에서 마케팅, 상품 전략을 담당하던 예 사장은 2018년 쌍용차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이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뒤 회사의 경영 정상화 계획을 추진했지만, 지속한 부진을 해결하지 못했고 신규 투자자 유치에도 실패했다.

쌍용차는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진행하던 인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기업 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예 사장은 서울회생법원이 투자자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라고 명령한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도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를 100% 확신한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쌍용차 비대위 측에서는 "HAAH에 휘둘리지 않고 지난해 12월 21일에 바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면 차라리 손실이 적었을 것 아니냐"며 경영진의 무능을 질타한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의 회생 신청 이후 발생한 회생 채권 규모만 해도 2900억 원에 달한다.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뉴시스)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뉴시스)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쌍용차에 기업 회생 절차 돌입 시 조기 졸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구두로 알렸다. 일반적인 회생 절차 시 계획안 제출에만 4개월 이상이 걸리고, 종결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이를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뜻이다.

법원은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원은 기업의 계속 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기업을 남겨두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되면 회생 절차를 밟는다. 이 경우 채권 신고와 조사, 회생 계획안 제출 등의 절차를 거친다.

쌍용차가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면 법원이 채권단에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다. 채권단이 동의해야 법원이 이를 토대로 회생 계획안을 인가할 수 있다. 채권단이 동의하지 않으면 법원이 조율에 나서고, 이마저 실패하면 파산 절차를 밟는다. 쌍용차가 파산하면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실질적인 실업자만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법정 관리 이후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이 있거나, 인수 의향을 표시한 후보자가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해 3∼4곳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경기도 평택공장 등 토지 자산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등 재무구조 재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토지의 장부가액은 4025억7000만 원이었지만, 재평가에 따라 6813억7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2788억 원에 달하는 재평가 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쌍용차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잠식률은 111.8%로, 자본 총계는 -881억 원이었지만 이번 재평가로 자본금이 1907억 원으로 늘어나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쌍용차는 이를 근거로 오는 13일까지 상장 폐지 절차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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