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약 57%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승했다. 이로써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은 8일부터 당장 1년여의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몇 년간 쌓여온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불만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땅 투기 사태부터 잇달아 불거진 여권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부도덕한 행태가 정권심판론을 부추기면서 오 시장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까지 대부분의 여론조사들에서 오 시장이 20%포인트 내외 격차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앞서는 결과가 나왔고, 7일 출구조사에서도 21.3%포인트 차이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득표도 여론조사 및 출구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58.2% 투표율에 오 시장은 57.5%로 박 후보(39.18%)를 압도했다. 득표수로 따지면 총 490만2630표 중 오 시장 279만8788표 대 박 후보 190만7336표로 차이는 89만1452표에 달했다.
눈에 띄는 점은 서울시 자치구 전체에서 오 시장이 박 후보보다 많은 득표를 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텃밭인 강남 일부 자치구 외에는 모두 민주당 의원이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총선에 비해 민심이 크게 이반한 것이다.
서울시 전체 득표율보다 높은 구는 용산·성동·영등포·서초·강남·송파·강동 등이다. 이 중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특히 거센 강남4구라 불리는 서초·강남·송파·강동의 경우 각기 71.02%·73.54%·63.91%·59.17%로 높은 득표율이 나타났다.
이외 군소후보들 중 눈에 띄는 이는 3위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다. 5만2107표를 받아 1.07% 득표율을 기록했다.
허 후보는 미혼자에 매월 연애수당 20만 원 지급과 연애공영제, 결혼·주택자금 1억5000만 원 및 출산수당 3000만 원 지급, 매월 시민배당금 20만 원 지급, 부동산 보유세·재산세 폐지, 무보수 시장 근무 등 허황된 공약들을 제시했다. 과거 대선 등 선거에 나서서도 현실성 없는 공약들을 내세운 바 있다.
이처럼 허무맹랑한 공약들로 정치 희화화 비판을 받아온 허 후보가 5만표가 넘는 득표를 한 것은 그 만큼 우리 사회의 정치 염증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