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최대 주주, 팬데믹 랠리에 16조 벌었다

입력 2021-04-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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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의 소프트뱅크’ 내스퍼스, 지분 2% 매각키로 2001년 텐센트 지분 3분의 1 사들여 대박

▲중국 광둥성 선전시 텐센트 본사에 있는 회사 로고. 신화뉴시스
▲중국 광둥성 선전시 텐센트 본사에 있는 회사 로고. 신화뉴시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소프트뱅크’라 불리는 내스퍼스가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텐센트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147억 달러(약 16조 원)를 벌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텐센트의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이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현금화하는 것이다.

텐센트 최대주주인 내스퍼스는 자회사 프로서스가 보유한 텐센트 지분 약 1억9200만 주를 매도할 예정이라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다른 유망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에 필요한 실탄 확보를 위해 매각에 나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매도 가격은 주당 575~595홍콩달러 선으로 이는 이날 종가 기준 5.5~8.7% 할인된 가격이다. 아직 매각작업은 시작도 안 했지만 이미 해당 물량을 받으려는 기관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분 매각이 진행되면 내스퍼스의 텐센트 지분율은 30.9%에서 28.9%로 소폭 낮아지지만, 147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향후 3년간 텐센트 주식을 추가로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사로 출발한 내스퍼스는 투자하는 종목마다 대박이 터지면서 IT 관련 투자사로 발돋움했다. 내스퍼스는 텐센트 이외에 음식 배달 서비스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렛고, 러시아 소셜미디어 기업 메일루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내스퍼스는 2001년 당시 증시 상장 전인 텐센트 지분의 3분의 1을 34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텐센트는 폭풍 성장을 거듭했는데 특히 지난 1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동 제한과 재택근무 등으로 비디오 게임 등 텐센트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급기야 올해 1월 말 텐센트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9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중국 당국의 인터넷 대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우려로 주가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현재 시총은 7759억 달러에 달한다.

내스퍼스는 2018년 3월에도 주식 매각으로 텐센트 지분율을 33.2%에서 31.2%로 낮추면서 100억 달러 차익을 챙겼다.

텐센트 보유 지분 가치가 급등하면서 자회사의 시총이 모회사 시총을 추월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프로서스의 시총은 약 1811억 달러에 달하지만, 내스퍼스의 시총은 약 1040억 달러다. 현재 내스퍼스는 프로서스 지분 75.2%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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