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부동산 정책 '닮은꼴' 노무현-문재인 정부 마지막은?

입력 2021-04-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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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범 직후부터 정책 계승 움직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등 공급 규제도 판박이
남은 임기 내 실책 만화할지 관심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달린 꼬리표 중 하나는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데칼코마니'라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선 참여정부 말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재현하기만 해도 막판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을 계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책 사령탑부터 그랬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내며 부동산 정책을 입안했던 김수현 세종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정책실장 사회수석, 정책실장을 지내며 '투기와의 전쟁'을 지휘한다.

정권 초기 정책 여건도 비슷하다. 김대중 정부에서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썼던 부동산 부양책이 참여정부 출범 후 집값 상승 동력이 됐듯 '빚내서 집 사라'는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금융 완화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집값과 사투를 벌여야 했던 요인이 됐다.

이 같은 환경에서 문재인 정부는 15년 전 참여정부와 유사하면서도 더 강한 정책으로 맞섰다. 다주택자 등에게 주택 보유ㆍ양도세 부담을 늘리고 대출을 조이는 방식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2%였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최고 세율은 문재인 정부 들어 6%까지 높아졌다. 참여정부 시절(3%)보다도 더 강력한 조치다. 금융부문에서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 규제도 참여정부와 유사하거나 더 강한 수준으로 강화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용산구 이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용산구 이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주택 공급 규제도 판박이다. 2005년 참여정부가 만들었다가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유예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부활시켰다. 재건축 사업 수익 절반을 부담금으로 걷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사업 최대 난관으로 꼽힌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 시기 서울 아파트값은 57% 상승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참여정부는 왜곡된 시장을 규제하면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것이라 여겼다"며 "하지만 투자와 투기, 실수요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서 실책을 범했다"고 말했다.

다만 2006년 18.7%에 이르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1.7%로 하락한다. 집값 급등 피로감이 시장에 쌓인 데다 2006년 말부터 정부가 2기 신도시 공급 물량 확대, 용적률 규제 완화, 공공자가주택(주택 소유권은 민간에 주되 시세 차익 환수 장치를 둔 주택) 도입 등 주택 공급 정책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지난해부터 공공 참여를 전제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3기 신도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정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그간 실책을 얼마나 만회할 수 있는지가 갈린다. 이 연구원은 "정권 초반 '규제', 후반 '공급'이라는 정책 패턴을 문재인 정부가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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