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한 체하는 영국인”…영국 휘어잡은 윤여정식 농담

입력 2021-04-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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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지 “재치있는 소감으로 큰 웃음” 평가…오스카 수상 기대감 높여

▲배우 윤여정이 현지시각 11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전하고 있다. (출처=BAFTA 유튜브 캡처)
▲배우 윤여정이 현지시각 11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전하고 있다. (출처=BAFTA 유튜브 캡처)

배우 윤여정의 영어 입담이 또 화제가 됐다.

윤여정은 11일(현지시각) 열린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가 연기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8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지난해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각복상·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화상을 통해 시상식에 참석한 윤여정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깜짝 놀라면서 “나는 한국의 여배우 윤여정이다. 후보에 올라 정말 영광이다. 이제는 수상자가 됐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고 말해 큰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버라이어티지는 윤여정의 수상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날 밤 가장 큰 웃음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늦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영어를 익힌 윤여정은 미국에서 귀국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영어 실력은 여전히 유창하다. 특히 이번 발언은 영국인에 대한 언급이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에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다. (영국인이)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안 좋은 식은 아니다. 당신(영국)은 긴 역사가 있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안 여성으로서 나는 이 사람들이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고,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윤여정은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미나리’는 지난해 미국 최대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해외 영화제·시상식에서 100여 개 이상의 상을 받았다. 이 중 37개가 윤여정이 받은 연기상이다.

특히 이달 들어 SAG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SAG는 미국배우조합이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SAG 수상 결과가 아카데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현지시간 4월 25일, 한국시간 26일 오전에 열린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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