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왜 거기서 나와?” 유통가 마케팅의 뉴트렌드

입력 2021-04-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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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출연해 스토리 입히고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 부각…유튜브 마케팅 대세에 MZ세대에 호평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유통업계 마케팅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드러내거나 연예인이 등장해 상품을 알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CEO가 직접 등장해 상품을 설명하고 스토리를 입히는 마케팅이 대세로 떠올랐다. MZ세대가 소비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유튜브나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가 활성화되면서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데다 공짜 ‘입소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최근 ‘100원 딜’과 ‘웰컴 딜’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배우 박서준을 모델로 한 광고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자사 채널에 공개한 것은 물론 TV에도 방영하고 있다. 이 광고에는 김슬아 컬리 대표가 직접 등장해 눈길을 끈다.

광고 내용은 마켓컬리가 엄선한 저렴한 상품을 100원에 구매한 박서준 씨가 김 대표에게 감사의 표시를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러면서 ‘한 사람 빼고 다 좋아하는’이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김슬아 대표( 한사람)가 걱정할 정도로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 혜택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9523억원을 기록해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몸집 불리기와 인지도 제고가 절실해지면서 김 대표를 활용한 마케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마켓컬리 유튜브 캡쳐)
(마켓컬리 유튜브 캡쳐)

60만명이 넘는 개인 SNS 팔로우를 보유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SNS 마케팅의 일인자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최근 ‘제이릴라’라는 캐릭터를 개인 SNS에 종종 등장시켜 호기심을 유발한 바 있다. 제이릴라는 정 부회장 영문 이니셜인 제이(J)‘와 고릴라를 뜻하는 ’릴라‘의 합성어다. 신세계푸드는 이르면 6월 이마트의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SSG푸드마켓’ 청담점에 ‘제이릴라 베이커리’ 1호점을 연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스타벅스와 베이커리인 ‘더메나쥬리’와 ‘베키아에누보’, ‘노브랜드버거’ 등을 운영하며 제빵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데 이번 제이릴라 베이커리 운영은 센세계푸드가 맡기로 했다.

올 1월에는 이마트가 유튜브 채널 ‘이마트 Live’에서도 정 부회장을 앞세웠다. 정 부회장이 해남 땅끝마을 배추밭을 찾아 배추를 수확하고 배추전 등을 요리하는 내용을 담은 ‘정용진 부회장이 배추밭에 간 까닭은?’ 영상은 3주 만에 129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후속작인 ‘배추밭 비하인드와 시장에서 장 본 이야기 공개!’ 영상도 3일 만에 50만회를 넘어섰다. 시장 상인이 정 부회장에게 “무슨 일하는 사람이냐”고 묻자 정 부회장이 “장사한다”고 답한 장면은 화제가 됐다. 오너가 적집 신선함을 강조하며 회사 이미지를 높이는 데 포커스를 맞춘 내용이다.

아울러 그는 이마트의 자체라벨(PL) ‘노브랜드’와 ‘피코크’의 밀키트를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꾸준히 게시하며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SSG닷컴이 선보인 ‘조선호텔 삼선짬뽕’은 입고와 동시에 주문이 마감되는 완판 행렬을 이어갔는데, 정 부회장이 이 제품을 조리한 사진을 올린 직후다. 최근에는 ‘청정 고창 소주’ 사진과 함께 “소주의 신세계. 상하농원 방문했을 때 구입해온 청정 고창소주 낮술 하기에 충분한 이유”라는 글을 올려 ‘청정 고창 소주’의 이마트 입점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 오너가 직접 출연해 기업이나 상품을 알리는 마케팅이 대세로 떠오른 이유는 유튜브와 인터넷 홈페이지 배너 등 마케팅 수단이 다양화된 점이 꼽힌다. 여기에 오너가 직접 홍보에 나서면서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고,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로부터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챙기기에도 도움이 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기존 마케팅은 주로 짧은 분량으로 TV나 인쇄물을 이용했지만, 유튜브가 대세가 되면서 최근에는 신선하고 재밌어야 하고 스토리까지 담아야 효과가 있다”면서 “특히 이마트의 경우 오너를 통한 광고 효과는 웬만한 스타급 연예인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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