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계산하자

입력 2021-04-14 14:01 수정 2021-04-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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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으로 본 투자론

▲이대우 로보피아투자자문 대표이사
▲이대우 로보피아투자자문 대표이사
손자병법(孙子兵法)은 2500년전(기원전 6세기) 춘추(春秋)시대와 전국(戰國)시대 사이에 쓰여진 중국 현존하는 최초의 병서다. 손자병법의 주해에 가장 공을 들인 조조(曹操)는 기존의 손자병법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내면서 정밀한 주석을 달았다. 현재는 근대사에 영향을 미친 나폴레옹, 처칠, 맥아더, 마오쩌둥, 호찌민 등의 인물이 항상 곁에 두고 있었던 책으로 더 유명하다.

조조가 붙인 주해에 따르면 손자병법 제1편은 시계(始計)편으로 시작하기 전에 계산을 먼저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 주식투자인구가 성인기준 9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우리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어떤 계산을 하고 있는지 되물어 보게 된다. 투자론의 관점에서 손자병법 원문의 일부를 재해석해 보고자 한다.

제(齊)나라(현재의 산동성, 당시의 선진국) 손자는 29세에 오(吳)나라 합려(闔閭)에게 자신이 쓴 병법서를 브리핑하면서 첫 서두를 이렇게 꺼낸다. 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손자왈, 병자, 국지대사, 사생지지, 존망지도, 불가불찰야). 전쟁터는 병사의 생사가 달린 곳이며, 나라의 존재와 멸망이 정해지는 길이므로 반드시 세심히 살펴야만 한다는 뜻이다. 투자론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투자라는 것은 개인이든 가정이든 또한 국가든 가장 중대한 일로써, 최선을 다해서 세심하게 살펴야만 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주식(금융자산)과 부동산(실물자산)에 투자하면서 승산을 계산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투자하기 전에 투자의 승산을 간편하게 미리 알 방법에 대한 고민을 누구나 하지만, 손자는 간단하게 5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첫 번째, 知 可以與戰 不可以與戰者 勝(지 가이여전 불가이여전자 승, 싸울 수 있을 경우와 싸울 수 없는 경우를 아는 자는 승리하고). 현재 상승국면인지, 하락국면인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두 번째, 識 衆寡之用者 勝(식 중과지용자 승, 많은 병력일 경우의 전술과 적은 병력일 경우의 전술을 아는 자는 승리하고). 현재 투자금액을 어느 업종과 어느 종목에 어떤 비중으로 투자할 것인지 계획해야 한다.

세 번째, 上下同欲者 勝(상하동욕자 승, 상하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승리하고). 장기 시계열과 중기 및 단기시계열을 어떻게 결합해서 분석할 것인지 고민한다.

네 번째, 以虞待不虞者 勝(이우대불우자 승, 조심하여 경계하면서 적이 경계하지 않기를 기다리는 자는 승리하고). 시장의 변곡까지는 신중히 기다려서 정확한 타이밍에 투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將能而君不御者 勝(장능이군불어자 승, 장수가 유능하고 군주가 간섭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실전에서 매수를 검토 중에도 시장의 흐름이 바뀌면 매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철저하게 계산에 근거하여 승산을 따지되, 탑다운(TopDown) 방식에 근거하며, 시장의 상태를 분석하고 어느 국가와 어떤 업종에 자산배분을 결정하고, 어떠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투자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며, 실제 포트폴리오를 구축 이후 시장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한, 손자병법에 물과 관련된 구절인 水之行(수지행), 避高而趨下(피고이추하) 水因地而制流(수인지제류) 故兵無常勢(고병무상세) 兵之形(병지형), 避實而擊虛(피실이격허) 兵因敵而制勝(병인적이제승) 水無常形(수무상형) 能因敵變化而取勝者(능인적변화이취승자), 謂之神(위지승)이 있다. 투자는 마치 물과 같이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며, 시장의 변화에 순응하여 그 변화를 따라가는 것을 자기 자신도 모르게 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자병법의 가장 유명한 구절인 지피지기(知彼知己)에 관한 내용을 투자론으로 보면 시장을 알고 내가 준비되어 있으면, 투자는 위태롭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을 하였으나, 스스로 준비되어있지 않은 상태는 승률이 50%이며, 시장분석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나 또한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매번 투자해서 매번 반드시 위태로운 투자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투자라는 먼 여행을 시작한 우리는 종목보다 시장의 흐름에 충실해야 한다. 투자하면서 길을 잃지 않고, 물과 같이 시장에 순응하여 승산(勝算)있는 투자게임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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