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 논의 끝에…'이해충돌 방지법' 소위 문턱 넘었다

입력 2021-04-14 18:04 수정 2021-04-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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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쟁점 '적용 대상'…공공기관·지방의원 포함, 언론인·사립교원 제외
비밀 정보뿐 아니라 미등록 정보도 처벌 대상
부동산 보유 신고 신설…보유·매수 시 14일 이내 신고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해충돌방지법안 관련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앞서 성일종(오른쪽) 소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해충돌방지법안 관련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앞서 성일종(오른쪽) 소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여야가 9년에 걸친 이해충돌방지법 논의 끝에 14일 합의안을 도출했다. 정보 이용 범위 및 기간도 확대했으며, 법 적용 대상도 규정했다. 이로써 4월 임시국회에서 9년 만의 관련법 국회 통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안은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를 거쳐 29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과 관련해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를 사흘 연속으로 열고 대부분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았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2소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후처벌이 아닌 사전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입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국민의 부동산 투기 근절과 부정·비리 척결 여망에 여야 모두 응답했다"고 언급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하며 얻게 된 정보와 권한 등을 남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 이용한 재산상 이득 금지 △직무수행 중 사적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금지 △직무관련자와의 금품 거래 신고 의무 △공공기관 가족 채용 제한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이던 적용 대상의 경우 법 적용을 받는 고위공직자 범위에 국회의원, 공무원은 물론 공공기관 직원, 지방의회 의원까지 포함하고 공공기관'의 범위를 정부 산하기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로써 적용 대상은 189만 명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은 제외하기로 했다. 대신 추후 이해충돌방지법에 준하는 수준의 언론관계법, 사학법 등 관련 법을 통해 규제하기로 했다.

처벌 가능한 정보 범위도 확대됐다. 직무상 취득한 비밀뿐만 아니라 미공개 정보를 남용할 경우에도 처벌하도록 범위를 넓혔다. 애초 정부안에는 직무상 비밀의 경우에만 해당됐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사태의 심각성이 반영된 셈이다.

또 여야는 공직자가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퇴직 후에도 3년간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퇴직 후 강연 등을 통해 소득이 발생할 경우를 제한하기 위해서다.

이해관계자의 신고 대상은 정부 원안인 `본인, 배우자 또는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 존·비속` 등으로 가닥이 잡혔다. 소위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생계를 같이하지 않는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경우엔 신고 대상 범위에서 빠졌다.

가족 채용 제한 대상도 공공기관은 물론 산하기관과 산하기관이 투자한 자회사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수의계약 체결도 마찬가지다.

또 전날 소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부동산 보유 신고 관련 쟁점도 해결됐다. 애초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부동산 관련 유사 내용이 들어갈 예정으로 중복된다는 주장과 이해충돌방지법에 반영하자는 의견이 충돌했지만, 결국 국민 정서를 고려해 관련 조항이 신설된 것이다.

신설 조항에 따라 토지와 부동산을 주 업무로 하는 공공기관의 임직원은 관련 토지와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매수하였을 경우 14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이해충돌방지법 외 공직자윤리법,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부정청탁금지법, 공익신고자 보호법, 공무원행동강령(시행령) 등 부패 법안들의 통합 작업에 대해서도 정리가 됐다.

정무위 소속 박수영 의원이 관련 사안에 대한 부대의견을 작성하기로 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법 통과 이후 6개월 이내에 법 통합 추진을 위한 부대의견을 작성해 상임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권익위위원회(권익위)의 "6개 법률 소관이 모두 달라 조율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다소 반영됐다. 권익위 소관이 아닌 공직자윤리법(인사혁신처 소관)과 같은 법안 등에 대한 부처 간 협의를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감해서다.

이해충돌방지법은 2013년 이른바 김영란법과 함께 추진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이후 19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결국 폐기됐으며 9년째 표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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