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한은 기준금리 11개월째 동결, 경기회복 아직은 초입

입력 2021-04-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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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도 일시적, 수요측 압력 크지 않아..백신보급 차질+코로나19 4차 확산 우려도
경기확장세 확인할 때까지는 완화적 기조..미 연준 보다 빠른 내년 4분기 인상할 수도

(한국은행)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15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25bp(1bp=0.01%p) 인하 이후 11개월째 동결이다.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초입단계인데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일시적이고 수요측 압력도 높지 않아 완화적 기조를 변경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백신보급 차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 우려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는 수출과 생산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3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6.6% 늘어 2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2월 전산업부문과 광공업부문 생산도 각각 전월보다 2.1%와 4.3% 상승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6월(3.9%, 8.2%) 이래 최고치다. 반면, 소비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소매판매액은 전월과 견줘 0.8% 떨어져 석달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물가 역시 오름세다. 3월 소비자물가는 1.5% 올라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는 0.6%로 5개월연속 0%대 오름세에 그쳤다.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개선세다. 기업과 소비자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98.6으로 2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금리인상의 필요조건인 기준값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이 뚜렷이 개선되는 등 경기가 회복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내수경기는 아직 못 미치는 상황이다. 물가도 높아진 했으나 농산물 등 요인에 일시적이며, 수요측 압력도 크지 않다”며 “이제 회복기가 시작된 것으로 금리를 인상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경기확장세가 확인될 때까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 외에 통화당국의 다른 대응 여지는 없다”고 전했다.

금리인상 시점은 미 연준(Fed) 등 주요국 통화정책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선진국들의 금리인상이나 테이퍼링 시그널들을 보고 한은도 통화정책을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보다 백신접종과 내수회복 속도가 느려 먼저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근거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은 2023년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도 물가와 성장세에 따라 내년 정도엔 인상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언제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연준보다 한발 앞서 이르면 내년 4분기(10~12월) 인상이 가능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공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시기와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위축 정도가 훨씬 덜했던 데다, (가계부채 및 부동산값 급등으로 인한) 금융안정 등 정상화에 대한 명분도 더 있다”며 “연준보다 한두달 내지 길게는 한 분기 정도 빠르게 인상에 나서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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