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패배에도 또 ‘친문 원내대표’…당 지도부도 '친문일색' 될까

입력 2021-04-1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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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 선거 패배로 쇄신론이 제기됐음에도 기존 주류인 친문(문재인)의 윤호중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이에 내달 2일 정해지는 당 지도부도 친문일색이 될지 주목된다.

큰 폭 쇄신보단 안정적 친문 택한 의원들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윤호중 원내대표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윤호중 원내대표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민주당은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을 열었다. 총 174명 중 169명의 의원이 투표에 참여해 윤 의원이 104표를 얻어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재보궐 선거 패배에 대해 반성하며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박완주 의원은 65표 득표에 그쳐 밀려났다.

이는 큰 폭의 쇄신보다는 친문의 안정감이 선택된 것으로 읽힌다. 문재인 정권이 말기에 접어들며 동력이 약해지는 만큼 합이 맞는 친문 인사가 원내를 이끌어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의원들 사이에선 더 강했던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원내대표는 원내 운영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반면 박 의원은 타협의 여지를 두겠다는 게 큰 차이였는데, 선거 패배로 위기에 처한 지금 상황에선 당내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이라며 “당이 너무 자성만 하면 스스로 위축될 우려가 있고, 패배 주요인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입법적으로 더욱 치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돌파력이 있는 윤 원내대표가 선택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변화와 쇄신을 보여주는 그림으로는 좋았겠지만, 그간의 커리어와 성과를 봤을 때 윤 원내대표가 훨씬 더 무거웠다”며 “또 정권 말에 정부·여당이 한 목소리를 내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친문이니 당 대표는 비문?…"친문은 교차선택 안할 듯"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위쪽 사진부터),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15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위쪽 사진부터),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15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의 투탑 중 한 쪽을 친문이 맡게 되면서 당 대표 또한 친문이 선택될지 주목된다. 주요 당권 주자인 송영길·홍영표·우원식 의원은 모두 넓게 친문에 포함되긴 하지만, 홍 의원은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고 송 의원은 친문이 비호하는 강성 당원들에 대한 비판도 제기하는 등 쇄신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현재로서는 전망이 갈린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드러난 안정 추구가 전당대회에서도 이어지거나 균형을 위해 친문색이 덜한 후보에 전략적으로 표가 모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전당대회는 당원 모두가 참여하기에 원내대표 경선과는 결부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이 재선 의원은 “윤 원내대표가 되면서 계파적인 균형을 생각해 전당대회에선 친문색이 덜한 후보를 더 고려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아마 이번에 박 의원을 찍은 의원들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며 “윤 원내대표를 찍은 의원들의 경우에는 굳이 균형을 위해 당 대표는 비문을 교차선택하는 경우가 많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짚었다.

비문은 계파 균형을 따지는 반면 친문은 지도부 전반을 일색으로 채우려 한다는 것으로, 윤 원내대표가 당선됐기에 결과적으로는 친문도 비문도 원내대표 경선에서의 선택이 전당대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당 대표ㆍ원내대표 판단 별도라는 의견도…윤호중 택한 의원 "당 대표는 쓴소리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에 반해 다른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는 야당을 상대로 꾀를 내 입법을 추진할 만한 사람을 의원들이, 당 대표는 당 전통은 지키면서 쇄신도 해 정권재창출을 이룰 기반을 마련할 만한 사람을 당원들이 뽑는 것”이라며 “이 둘은 연결되는 게 아니고 각기 적합한 이가 판단되는 것이다. 친문을 찍었으니 다음은 비문을 뽑는다는 방식의 판단을 당원들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에 대한 판단은 서로 별도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윤 원내대표를 택한 한 의원은 당 대표는 현 정부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주장을 내놨다.

그는 통화에서 “지금은 개혁입법을 더 밀어붙여야 해 추진력이 있는 윤 원내대표를 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대표에 대해선 “정권 말이라 청와대가 아닌 당과 대선후보가 정국을 이끌게 돼 당청이 서로 각을 세우기 쉬워진다”며 “이 때문에 청와대의 잘못된 방향에 대해 쓴소리를 하면서도 당청간 교통정리도 잘 할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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