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중국 금융당국 압박에 앤트서 완전히 손 떼나

입력 2021-04-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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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마윈 물러나면 조사 선 그을 수 있다” 입장
“정부와 관련 있는 투자자에게 지분 양도해야” 압력 받고 있어
앤트 측은 “사실무근” 일축

▲마윈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가 2018년 12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베이징/AP뉴시스
▲마윈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가 2018년 12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베이징/AP뉴시스
마윈이 자신이 세운 세계 최대 핀테크 업체 앤트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했지만, 당국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마윈이 앤트 지분을 처분하고 지배권을 포기하는 옵션을 회사 측이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윈이 물러나면 진행 중인 조사에서 선을 그을 수 있다고 중국 금융당국이 강조한 영향이다.

중국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는 1월부터 3월까지 마윈·그룹 측과 각각 면담을 하고 마윈이 회사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앤트그룹은 마윈의 지분이 외부 세력이 아닌 당사와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홀딩의 기존 투자자들에게 매각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마윈은 당국과의 면담에서 자신의 지분을 측근이나 관계사에 매각하지 않고 완전히 털어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당국은 마윈의 지분을 정부와 관계된 투자자에게 양도하는 것을 옵션으로 제시했다”며 “마윈의 모든 결정은 당국의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윈은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앤트와 알리바바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 앤트 기업공개(IPO) 안내문에 따르면 마윈의 앤트 보유 지분율은 10% 수준이지만, 관계사를 통해 과반의 지분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윈이 항저우윈보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고, 항저우윈보는 앤트 지분의 총합이 50.5%인 두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또 다른 소식통은 마윈이 항저우윈보 지분을 처분해 앤트와의 관계를 끊는 것을 유력한 방법으로 꼽았다.

▲앤트그룹 주력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 운용자산 추이. 단위 조 위안. 2020년 4분기(1조1910억 위안=약 204조 원).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앤트그룹 주력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 운용자산 추이. 단위 조 위안. 2020년 4분기(1조1910억 위안=약 204조 원).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마윈과 그의 회사들을 압박하며 IT 업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11월 앤트 상장을 무기한 중단시켰고 이달에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알리바바에 28억 달러(약 3조 원)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앤트 임원진을 여러 차례 호출해 면담한 끝에 최근 회사를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고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에바오 규모를 축소하는 내용 등을 담은 시정 계획을 받아냈다.

시장에선 당국의 압박이 앤트 기업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주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앤트 가치가 과거 2조1000억 위안(약 359조 원)에서 7000억 위안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란시스 찬 BI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알리페이 결제 서비스와 앤트의 다른 제품 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차단한 후 기업가치는 더 떨어지고 있다”며 “위어바오에 대한 새로운 규제도 수익 활동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분 처분 소식에 대해 앤트 측은 전면 부인했다. 앤트는 성명에서 “해당 보도는 정확하지 않으며 나와 있는 모든 이야기는 사실무근”이라며 “마윈 지분 처분은 누구와도 논의된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윈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재한 러시아지리학회 감사위원회 화상회의에 참석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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