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폭탄에 '로또 분양' 실종… 대구 청약시장 '빨간불'

입력 2021-04-20 05:00 수정 2021-04-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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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4-1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올해 청약경쟁률 한 자릿수 추락
공급 물량 과잉에 미분양 현실로
HUG '고분양가 심사제' 영향도

대구 분양시장 열기가 급속도로 식고 있다. 수십, 수백대 1에 달하던 청약 경쟁률이 지금은 미분양을 겨우 면하거나, 일부 단지에선 모집 가구수조차 채우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뜨거웠던 분양시장 분위기가 불과 3~4개월 새 확 바뀐 것이다. 밀려드는 분양·입주 물량과 사라지는 '로또 분양'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9일 기준 대구의 올해 신규 아파트 분기별 청약 경쟁률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8.61대 1과 7.98대 1을 기록했다. 대구에서 분기별 청약 경쟁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2017년 1분기(3.12대 1) 이후 4년 만이다. 연평균 청약 경쟁률도 올해 현재 8.32대 1로 작년(21.86대 1)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꺾였다.

실제 이달 동구 율암동에서 나온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759가구)는 712가구를 모집했지만 총 청약자 수는 384명에 그쳤다. 1순위 청약을 0.29대 1로 마무리 한 이 단지는 2순위에서도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동구 각산동 '호반 써밋 이스텔라'(315가구)는 1.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용 84㎡ B·C주택형은 2순위에서도 미달됐다.

대구 청약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뚫고 과열 양상을 띠었다. 지난해 3월 중구에서 나온 ‘청라 힐스 자이’는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무려 141.4대 1에 달했다. 같은 지역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도 세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일대 청약시장에 냉기류가 퍼진 건 전방위적 규제와 높아진 분양가, 공급 과잉 여파가 한꺼번에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2월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개편했다. 고분양가 관리지역 내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최대 90%까지 올리는 내용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일부 제외)과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남·중구), 세종 등 조정대상지역 대부분이 포함된다. 그간 이들 지역에선 시세 대비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입주 후 수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꺼지면서 청약 수요가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된 주요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수성 더팰리스 푸르지오 더샵(올해 2월) 1485만 원 △수성범물 일성 트루엘 레전드(올해 3월) 1671만 원 △힐스테이트 만촌역(올해 4월) 2454만 원으로 갈수록 치솟고 있다.

물량 폭탄도 청약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대구에선 지난 3년(2018~2020년) 동안 9만 채에 가까운 아파트가 공급됐다. 올해 나올 새 아파트는 작년(3만1241가구)보다 더 많은 3만6618가구에 달한다. 올해까지 2년 연속 증가세인 입주 물량도 내년(1만9604가구)엔 더 늘어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작년 말 대구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대출·청약·전매 등에서 규제가 강화된 데다 공급 과잉 여파까지 더해진 영향이 크다"며 "입지에 따른 청약 양극화가 앞으로 더 심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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