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도입 빨간불' 모더나 백신, 국내 CMO가 해결책 될까

입력 2021-04-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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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4-2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미국의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국내에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기업의 위탁생산(CMO)까지 이어져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청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모더나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연례 백신의 날(Second Annual Vaccines Day) 행사에서 연내 한국과 일본, 호주에 추가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히고,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한국 자회사 설립 계획은 지난 1월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화상회의에서 국내에 호흡기전염 질환 백신 생산공장을 공동 설립하는 방안을 언급했던 사실과 맥락이 닿는다. 모더나는 mRNA 백신의 원료·조성 혼합 기술을 다른 나라에 이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자회사 및 생산공장 설립은 모더나 백신의 원활한 도입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자회사 있는 나라에만 위탁…아시아 CMO 파트너는 미정

모더나는 영국과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프랑스 레시팜과 스위스 론자, 스페인 ROVI가 모더나 백신의 CMO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자회사가 있는 나라에서만 CMO를 진행하는 셈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과정은 원액 생산(Drug Substance·DS)과 완제 생산(Drug Product·DP)으로 나뉜다. 모더나는 DS 공정을 미국 론자와 스위스 론자에서만 진행한다. 레시팜과 ROVI는 미국 외 지역의 DP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모더나는 한국에 4000만 도즈(2000만명 분)를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일본 5000만 도즈, 필리핀 2000만 도즈, 대만 500만 도즈 등 아시아 국가와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지역의 CMO 사업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22년까지 전 세계 14억 도즈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의 백신 생산 계획을 살펴보면 추가 CMO 확보는 필수적"이라며 "론자의 DS를 감당할 DP 생산능력은 한계에 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까다로운 mRNA 백신…CMO 유력한 국내 기업은?

mRNA 백신은 다른 바이오의약품과 달리 DP 공정에서 LNP((Lipid Nano Particle·지질나노입자)라고 하는 핵심 기술이 들어간다. mRNA는 분자량이 크고 전하를 띄고 있어 세포막을 통과하기가 어렵고, 몸속 분해효소에 쉽게 분해된다.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전달장치로 LNP 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모더나는 LNP 공정까지 마친 충진·포장만 레시팜과 ROVI에 위탁하고 있다.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따라서 국내에서 CMO가 발생한다면 충분한 충진·포장 여력이 있는 GC녹십자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GC녹십자 오창공장은 연 10억 도즈 규모의 충진·포장 설비를 구축했다. 또한, 이 회사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허가·유통도 대신하고 있다.

최근 백신 CMO 사업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한미약품도 가능성 있는 주자로 거론된다. 연면적 2만8211㎡ 규모의 평택 바이오플랜트 제2공장은 2만ℓ의 미생물 배양·정제 시설과 주사제 완제품 생산을 위한 충진 시설을 갖추고 있다. mRNA 백신 기준 연 10억 도즈 생산이 가능하단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LNP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에스티팜 한 곳이다. 에스티팜은 지난 8일 스위스 제네반트로부터 LNP 기술을 도입,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12개국에서 사용 권리를 확보했다. 만일 모더나가 LNP 공정부터 CMO를 맡긴다면 이는 에스티팜만 소화할 수 있다. 에스티팜은 5월 완공을 목표로 중간 규모의 mRNA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중이다.

'자국 우선주의'에 모더나 도입 지연 불가피…국내 공급 시기ㆍ규모는 안갯속

정부는 모더나 백신 4000만 도즈를 계약했지만, 2분기에 도입하겠다던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는 물량을 들여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들어오게 돼 있다"고 말해 모더나 백신의 상반기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모더나를 비롯한 다른 백신들은 상반기 공급되는 물량에 대해 계속 제약사들과 협상하고 있으며, 일부는 상반기에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협상이 완료되는 대로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8월부터 다국적제약사의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 생산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 백신이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여러 상황이 맞물리면서 해당 백신이 모더나 백신으로 점점 좁혀지고 있다.

모더나는 7월까지 백신 2억 도즈를 미국에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에 대한 공급은 1분기가량 늦추겠다고 공언해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내 공급은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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