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가 다양한 ‘미니 가전’을 선보이며, 소형 가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미니 가전은 1인 가구를 넘어 세컨드 가전으로 틈새시장을 만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형 가전은 거실을 넘어 다용도실과 주방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수기를 주력으로 하는 청호나이스는 최근 2.5kg(최대 3kg) 용량의 살균 미니건조기를 출시했다. 배수 걱정 없이 전기 코드만 꽂으면 사용할 수 있으며,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세컨드 가전 수요를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청호나이스는 “빨래 양이 많지 않은 1인 가구에 가성비 좋은 소형 가전”이라며 “속옷만 따로 건조하고 싶을 때, 아이 옷만 건조하고 싶을 때 또는 내일 당장 입어야 하는 셔츠나 양말, 수건 등만 빨리 건조하고 싶을 때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위니아전자는 일찌감치 벽걸이 드럼세탁기를 선보이며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이 제품은 벽면 설치가 가능하고 별도의 거치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공간 효율성,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세탁물을 넣고 꺼낼 수 있어 꾸준히 팔리고 있다.
소형 가전은 주방 공간도 비집고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협탁 냉장고를 잇달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니 냉장고인 비스포크 큐브를 내놨다. 5~18도까지 보관 품목에 최적화된 온도 설정이 가능하고, 소비자 취향에 따라 와인·맥주, 건강식품, 화장품 등을 수납할 수 있다.
LG전자도 고급 협탁이자 미니바 역할을 하는 오브제 냉장고를 선보였다. 주방 가전 브랜드 쿠참은 가정용 미니 식기세척기를 최근 출시했다.
TV도 소형 고화질 제품이 인기다. LG전자의 48인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65ㆍ75인치 등 대형 TV 강세 속에서 세컨드 TV나 고화질 게임용 모니터 수요를 타고 파란을 일으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48인치 올레드 TV를 주축으로 한 중형급 올레드 TV 출하량은 지난해 16만7000대에서 올해 68만3000대로 4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대표적인 계절가전인 에어컨도 벽걸이와 스탠드형 에어컨이 주를 이루던 국내 시장에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등장하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중소형 주거 공간이 늘어나면서 이동식과 창문형 에어컨 등이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 가전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17년부터 30년 동안 연평균 9만1000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1인 가구 비중은 2017년 28%에서 2047년 37%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세컨드 가전 수요 증가도 미니 가전 시장을 키우고 있다. 3~4인 이상의 가구에서도 방마다 소형 가전을 놓기 위해 또는 대용량 이외의 소용량 제품이 필요해 세컨드 가전으로 미니 가전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세탁·건조기 등 가전 사용 빈도가 늘었고, 집안 곳곳마다 가전을 놔두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도 많아지면서 소형 가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1인 가구를 겨냥했던 소형가전은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어 세컨드 가전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