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조3000억 달러 인프라 투자계획'에 원자재 '강세'…"세계 경제 회복 국면"

입력 2021-04-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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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췄던 세계 경제가 정상화 국면에 들어서며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원자재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동·아연·납·주석·알루미늄·니켈 등의 비철 금속 가격을 나타내는 LME(런던금거래소)지수는 4000선을 돌파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월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해운 경기를 나타내는 BDI지수(발틱운임지수)도 연중 최고점까지 오르며 전고점이던 2019년 9월 초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이 외 원유, 천연가스, 구리, 석탄 등 원자재 가격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 19 백신 보급이 빠르게 진행 중이고, 각 정부가 부장 정책을 일제히 제시하며 경기 정상화 움직임이 뚜렷한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으로 바이든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2조3000억 달러 규모 물적 인프라 투자계획을 들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곧 추가로 인적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재상승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호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와 더불어 미국 금리와 달러 안정 역시 한몫을 하고 있다"며 "세계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산업과 투자 활동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중에서도 구리 가격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구리는 철도, 전력망, 주택 건설 등 대다수의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며, 전기차는 기존 내연차에 비해 구리 사용량이 2~6배 이상 많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발표된 바이든 대통령의 물적 인프라 투자 계획에서도 전기차와 친환경 정책, 그리고 제조업 · 공급망 지원 부문의 예산 비중이 높고, 구리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도 전선, 도금, 파이프 등 구리 가공업체들의 가동률이 2월 저점 이후 큰 폭으로 반등했다.

반면 구리 정광 공급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서 구리 정광 채굴량이 가장 많은 칠레와 페루의 코로나19 확산이 올해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구리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리적으로 채굴 작업이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할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베이에 의하면, 향후 12개월 간 주요 원자재 중 구리의 수익률이 가장 압도적일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반등 국면에 생산과 투자가 확대되며 구리 수요가 늘어나는 통상적인 사이클과 함께 각국의 친환경 정책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데 따른 모멘텀도 동반될 것"이라며 "구리는 구경제와 신경제에서 모두 사용되는 접점에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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