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요 감소와 '파우치'형 배터리의 급성장에 다소 주춤했던 '각형' 배터리가 업계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각형 배터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파우치, 각형 원통 등 배터리 형태 중 가장 점유율이 높은 각형 배터리가 지난해 파우치형 배터리의 선전으로 다소 점유율이 줄었다가 올해 들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중 각형 배터리의 탑재량은 70.8GWh(기가와트시)였다.
전체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이 144GWh였던 것을 고려하면 49.2%의 점유율이다.
원통형(23%), 파우치형(27.8%)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점유율은 2018년에는 56.6%, 2019년에는 56.8%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각형 공급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BYD 등의 실적이 주춤한 여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자 내수를 중심으로 한 이들 업체의 배터리 공급량도 자연스레 줄어든 것이다.
이에 더해 파우치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급성장도 영향을 끼쳤다.
같은 기간 파우치형 배터리의 탑재 비중은 2018년 14.4%, 2019년 16%, 2020년 27.8%로 크게 늘었다.
그랬던 것이 최근 굴지의 전기차 업체들이 각형 배터리 탑재를 선언하면서 각형 배터리가 재조명되고 있다.
포르쉐ㆍ아우디ㆍ폭스바겐 등 브랜드를 보유한 폭스바겐 그룹은 '파워데이'에서 2023년부터 각형 배터리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2030년까지 전체 전기차 모델의 80%에 각형 배터리를 탑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고급차 메이커도 각형 배터리 탑재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와 SK 등 배터리 업체들의 선전으로 각형 배터리 탑재 비율이 줄긴 했지만, 완성차 배터리 자급 움직임, 새로운 형태의 전기차 등장, 중국 시장 확대 등 한동안 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