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비트코인 내년부터 '과세' 논란…미국 등 다른 나라는?

입력 2021-04-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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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과세를 하겠다면서도 투자자에 대해서는 보호 불가 원칙을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화폐는 인정할 수 있는 화폐가 아니며 투자자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앞서 정부가 내년부터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20%의 세금을 물리기로 한 상황에서 이같은 은 위원장의 발언은 가상화폐의 화폐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세금을 걷는 모순적인 행위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이미 가상화폐 과세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는 어떨까.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 과세는 하겠다면서도 투자자에 대해서는 보호 불가 원칙을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 과세는 하겠다면서도 투자자에 대해서는 보호 불가 원칙을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부 "내년부터 250만 원 이상 가상자산 소득에 20% 분리 과세"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2022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의 세율로 분리과세(기본 공제 금액 250만 원)한다. 예를 들어, 한 해 동안 비트코인으로 1000만 원을 벌었다면 750만 원의 양도차익에서 20%인 150만 원을 내는 셈이다.

기타소득은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퇴직·양도소득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소득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으로,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불로소득의 성격이 강하다. 로또 등 복권 당첨금이나 상금,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은 물론 도박 등 사행 행위로 번 돈이나 뇌물도 모두 기타소득에 해당한다.

과세 시점(2022년 1월 1일)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가상 자산도 과세 대상이다. 정부는 의제 취득가액을 도입, 이전에 산 가상 자산의 가격을 올해 말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것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소득세 부과를 위해 가상 자산 사업자는 2022년 1월 1일부터 분기·연도별 거래 내역 등 거래자별 거래 명세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 국세청(IRS)은 2014년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방안을 바탕으로 기존의 '자본이득'과 똑같은 과세 방식을 가상화폐에 적용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국세청(IRS)은 2014년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방안을 바탕으로 기존의 '자본이득'과 똑같은 과세 방식을 가상화폐에 적용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취득 1년 미만 10~37% 종합과세, 1년 이상 15~20% 분류과세"

이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2010년대 중반 이전부터 과세 근거법을 마련한 상황이다.

미국 국세청(IRS)의 경우2014년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방안을 바탕으로 기존의 '자본이득'과 똑같은 과세 방식을 가상화폐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를 취득한 지 1년 미만일 경우 '통상소득'으로 분류해 종합과세하며, 10~37%의 세율을 물린다. 종합과세는 가상화폐를 비롯한 모든 자본이득을 합산해 세율을 책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폐로는 조금 벌고 주식으로 많이 벌었다 해도 합산 소득액이 높으면 가상화폐 소득에 적용되는 세율도 높아지는 셈이다.

다만 취득한 지 1년이 넘어가는 자본들은 현재 '자본소득'으로 분류돼 15~20% 세율이 적용된다. 이 경우 종합과세가 아닌 '분류과세' 방식이 적용된다. 이는 자본의 종류별로 따로 세율을 적용한다는 의미다. 가지고 있던 주식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가상화폐 거래차익에 대한 세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100만 달러(약 1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에 대한 자본 이득에 대한 세금을 현행 20%에서 39.6%로 약 두 배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해당 계획으로 인해 최근 가상화폐가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가상화폐가 '잡소득'으로 분류돼, 주민세 10%를 포함해 종합과세 방식으로 15~55% 세율을 적용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는 가상화폐가 '잡소득'으로 분류돼, 주민세 10%를 포함해 종합과세 방식으로 15~55% 세율을 적용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본(15~55%)·영국(10~20%)·독일(25~45%) 등도 가상화폐 과세

일본의 경우 2016년부터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자금결제법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가상화폐가 '잡소득'으로 분류돼, 주민세 10%를 포함해 종합과세 방식으로 15~55% 세율을 적용하며, 소득이 높을수록 세금 부담이 무거워진다.

일본의 '잡소득'이란 우리나라의 '기타소득'과 비슷한 개념이다. 즉 일본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차익을 포함해 여러 가지 기타소득을 합산해서 세율을 책정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가상화폐와 현금의 교환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간 교환도 과세 대상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으로 교환해도 차익에 세금이 부과된다.

영국은 2008년 '범죄수익법' 개정을 통해 가상화폐를 '민간통화'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차익은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방식을 따르며 가상화폐 거래차익에 '분류과세' 방식으로 10% 혹은 2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 거래로 인한 소득이 1만2500파운드(약 1937만 원)에서 5만 파운드(약 7750만 원) 사이일 경우엔 이득에 대해 10%를 과세하고, 소득이 5만 파운드 이상이면 이득에 대해 20%를 과세한다.

프랑스도 가상화폐 거래차익은 자본소득으로 분류된다. 과세방식은 '분류과세'로 세율은 19%부터 시작된다. 독일의 경우 취득한 지 1년 미만인 가상화폐는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종합과세' 방식으로 25~45%의 세율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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