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여행, 중국-서구권 갈등 새 불씨

입력 2021-04-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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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산 백신 접종자에 비자 신청 요건 완화
아이슬란드, 중국·러시아산 백신 자국 입국 승인 목록서 배제
미국도 중국산 백신 접종 불가능해
EU, 올여름 백신 접종 미국 관광객 입국 허용

▲한 여성이 지난해 10월 22일 독일 베를린의 테겔 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한 여성이 지난해 10월 22일 독일 베를린의 테겔 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여행 재개가 임박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 허용이 중국과 서구권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여행이 재개되면서 사람들이 맞은 백신 종류에 따라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제한적이다. 각 나라마다 입국을 허용하는 백신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단단히 쌓아올린 국경 장벽을 허물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적어도 11개에 달하는 백신 종류를 각국이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이러한 가운데 몇몇 국가가 특정 백신만을 인정하거나, 또는 일부 백신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백신이 지정학적 갈등 원인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의 골은 중국과 서구권 사이에서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코로나19 검사를 생략하거나 여행 신고서를 작성할 수 있게 하는 등 중국산 백신을 맞은 외국인에 대한 비자 신청 요건을 완화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백신은 브라질, 파키스탄, 세르비아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시노백이나 다른 백신은 미국에서는 구할 수 없다.

다만 완전히 문을 닫아놓은 것은 아니다.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주 서구권 백신을 맞은 여행객들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여전히 중국에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영 언론은 미국 화이자 백신이 올해 중반 승인될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월 18일 여성 2명이 중국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월 18일 여성 2명이 중국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반면 주요 서구권 국가들은 중국산 백신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이슬란드의 경우에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 백신을 자국 입국을 승인하는 백신 목록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블룸버그는 “정기적으로 해외를 여행하는 중국 시민이나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추구하고자하는 서양인들은 어떠한 백신을 선택할지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구권 내 여행 재개는 급속도로 추진되는 추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EU의 행정부 수장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EU가 올여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 관광객들에게 문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서양을 가로지른 여행의 길이 다시 열리면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들은 올해 여름 EU로의 여행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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