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물의 중요성

입력 2021-04-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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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자동차 엔진을 가동하는 연료처럼 우리 몸을 가동하는 연료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물이다. 물은 인간의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하루도 물을 마시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의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펀지에 물이 흠뻑 젖어 있는 것처럼 세포에는 많은 물을 담고 있다. 인간의 몸의 구성 요소 중 물의 비중이 약 70% 정도로 많아 인간을 ‘걸어 다니는 물주머니’라고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체액 70% 중 5~10% 정도가 빠져나가면 갈증과 반 혼수상태에 이르게 되고 15% 이상 손실 시에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물은 인간의 생명 유지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물은 우리 몸속에서 생산 작용, 순환 작용, 배설 작용, 체온 조절 작용 등을 수행하며 체내를 순환하면서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해준다. 인간이 질병이 걸리면 세포가 오염되고 상처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인간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탁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맑고 깨끗한 6각수 형태의 물을 마셔야 한다. 좋은 물을 많이 마시면 체내 노폐물과 독소들이 제거되어 순환이 원활해지고 세포들이 활력을 되찾고 면역력이 높아져 건강도 회복되는 이치라 하겠다. 좋은 물의 특징은 오염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 약알칼리성으로 맑고 깨끗하며 활성화된 미네랄이 많이 포함된 물이다.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수를 2023년부터 약 30년에 걸쳐 해양으로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인접 국가인 한국, 중국 등 국제사회는 걱정과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수 공급이 끊기고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사고가 발생하여 지금까지도 뜨거운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붓고 있다. 원전 내에서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하루에 140t씩 오염수가 나오고 있는데 현재 총 저장용량 137만t의 91%인 125만 톤이 저장되어 방류하지 않으면 2022년 말에는 가득 차기 때문에 더는 방출을 미룰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배출은 일본 내 문제이기 때문에 주변국이 일본 정부 결정을 강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고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동의를 받았다고 하지만 주변국들과 직접 논의한 적이 없어 비난을 받고 있다. 그리고 오염수에 삼중수소라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신체에 누적되면 DNA 변형을 일으켜 암을 발생시키거나 생식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부작용은 물론 인류사회 보건 건강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어릴 적 동요 ‘시냇물’ 노래의 가사처럼 냇물이 흘러 강물이 되고 강물은 흘러 바다로 간다. 바닷물은 뜨거운 햇볕이 쬐면 증기로 변하면서 구름이 되고 그 구름이 빗물로 변화하는 것이 자연계의 순환가정이다. 이러한 순환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이라도 오염되면 그 파장이 전체에 미치게 된다. 다시 말해 자연계순환 과정 중 일부인 해류의 흐름을 보면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면 북태평양→캘리포니아→북적도→쿠오시오 해류의 지류가 한반도로 유입된다. 이러한 해류 순환과정으로 후쿠시마 오염수가 전 세계로 번져나가 지구의 바다 전체가 오염수로 바뀌게 된다. 오염수에서 자란 물고기들은 희소병에 걸리게 되고 건강하지 못한 물고기를 잡아먹는 인간이 몹쓸 병에 걸리게 되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인류 전체에 미치게 된다. 다시 말해 일본의 무책임한 오염수 방류는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우리 식탁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 정부는 신임장 제정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 대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하고 한국 국민의 우려가 매우 크다.”라는 것을 전달하고 중국은 핵폐수(核廢水)라는 단어를 쓰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일본 정부에 “그 물을 마셔보라”며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은 한마디로 주변국을 고려하지 않는 결정으로 그 파장이 심히 우려된다. 이제 머지않아 도쿄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인데, 북한이 참가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듯이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결정에 반기를 든 나라들의 올림픽 불참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간에게 있어서 맑고 깨끗한 물이 활기찬 생명력을 보장해 주듯이 만일 일본의 원전에서 나온 오염된 물이 바다에 흘러갔을 때 6개월이나 1년 남짓 지나면 우리의 바닷속 수많은 해조류와 어류들이 폐사할 가능성이 큰 것 등 피해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일본은 지금부터라도 안이한 대처는 과감하게 배제하고 고비용이 들더라고 인류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오염수를 처리해야 할 것이다. 바다는 우리의 밥상을 해결해 줄 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명을 보장해 주는 거대한 젖줄이라는 사실을 일본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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